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토지 거래량은 총 33만4159필지에 달했다. 2006년 12월(34만5971필지) 이후 13년 6개월만에 가장 많았다.
전국 토지 거래량은 최근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거래량은 지난 5월(24만5776필지)보다 약 36% 늘어난 수치다. 전년 동월(20만7724필지)과 비교하면 61% 급증했다. 거래면적도 늘었다. 지난 6월 전국 토지거래 면적은 194.71㎢로, 전월(157.65㎢)에 비해 24% 증가했다. 전년 동월(139.71㎢)과 비교하면 39% 많았다.
토지는 법원경매 시장에서도 인기다.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주거시설과 업무·상업시설 경매 거래는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비율)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모두 지난 6월보다 하락한 반면 토지 경매에서는 각각 2%포인트, 6.6%포인트씩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토지 경매 낙찰률이 지난 6월보다 14.3%포인트 급등했고 경기에서도 7.5%포인트 올랐다.
최근 전국적으로 토지 거래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주택 거래를 대상으로 한 규제가 강해지면서 개발용 토지를 사들이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지 거래는 주택과 달리 청약 요건, 대출 규제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법으로 정해둔 담보인정비율(LTV) 한도도 없다.
토지는 거래가 느는 동안 가격도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토지 가격은 1.72% 상승했다. 상반기 시·군·구별로 땅값이 크게 오른 지역은 △경기 하남(3.44%) △경기 성남 수정구(3.27%) △경기 광명(3.11%) △경기 과천(3.09%) △경기 성남 중원구(2.9%) △경기 남양주(2.68%) △서울 마포구(2.57%) △대전 유성구(2.56%) △서울 송파구(2.55%) 등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수도권 및 개발 호재 지역 위주로 토지 거래가 늘고 땅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 3기 신도시 택지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면서 주변 토지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지하철 연장 및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설 등 각종 개발 호재를 따라 투자자의 뭉칫돈이 토지 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주택 시장이 위축될 경우 토지 시장에도 불똥이 튈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파트값이 너무 상승하고 대출은 봉쇄된 상황에서 토지 인기가 오른 것이지 아파트에 대한 근본적인 구매 욕구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현재 부동산 규제를 비켜갔다고 해도 부동산 시장 전반이 위축되면 토지 시장도 침체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