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안 로켓 'V52'에 실려 발사대를 떠난 우리별 1호는 발사 24분 만에 지상 1천300㎞ 상공의 궤도에 진입했다.
발사 11시간 27분만인 오후 7시 35분께 우리별 1호는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지구국에 첫 신호를 보내왔고, 지구국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우리나라에서 우주에 대한 도전이 시작된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첫 번째 사진 속 검은 직육면체가 바로 발사 10일 전 촬영된 우리별 1호다.
무게 48.6㎏, 크기 352x356x670㎜의 소형 과학위성으로, 초속 8㎞의 속도로 하루 13회 지구를 돌면서 지구 표면 촬영, 우주선(線) 측정, 통신 및 음성방송에 관한 실험 등을 위해 제작됐다.
우리별 1호의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22번째 인공위성 보유국이 됐다.
소련이 1957년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지 35년 만이었다.
우리별 1호는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가 영국 서리(Surrey) 대학으로부터 기술을 배워 제작했고, 부품도 모두 영국에서 조달해 '남의 별'이란 비아냥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9월 발사된 '우리별 2호'를 시작으로 우리 기술 및 부품 적용을 늘려가면서 한국의 우주과학기술은 이런 부정적인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별 1호는 지표면 촬영, 남극 세종기지와 한국 간 정보 송수신, 우주궤도상 방사능 종류와 세기 측정, 지상과 위성 간 우리말 방송실험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예상 수명이 5년이었지만 3년 더 역할을 수행하다 2000년 배터리의 성능이 다하면서 결국 임무를 마감했다.
우리나라는 우리별 1호의 발사를 토대로 이후 '무궁화위성 1호'(1995), '아리랑 1호'(1999), '과학기술위성 1호'(2003), '나로호'(2013) 등을 우주로 쏘아 올렸고, 현재는 가까운 미래에 달 탐사를 수행할 궤도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