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홈페이지에 에세이 기고 '골프에서 성공이 최고의 백신'
LPGA 투어 신인 무어 "어릴 때 당한 괴롭힘…난 더 강해졌다"
'성공이 최고의 백신이다.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 헤일리 무어(22·미국)가 어릴 때 친구들로부터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던 아픈 기억을 털어놓으며 비슷한 일을 겪고 있을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무어는 5일(한국시간) LPG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에 '당신이 만들어 가는 힘(The Strength You Build)'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기고했다.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무어는 "처음 LPGA 투어에 왔을 때 스테이시 루이스, 크리스티 커와 같은 선수들이 나를 따뜻하게 반겨줬다"며 "어릴 때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골프에서 내가 성공하면 내가 예전에 겪었던 어려움을 지금 당하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했다.

무어가 어릴 때 또래들에게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한 것은 외모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나는 어릴 때부터 다른 아이들보다 항상 더 컸다"며 "놀리는 말들을 언제 어디에서나 들어야 했다"고 안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무어의 아버지는 미식축구 선수였고, 어머니 역시 대학생 시절까지 테니스를 했기 때문에 무어의 체격도 또래들보다 월등했다.

하지만 무어는 "축구를 남자아이들보다 잘해도 인기는 별로 없었다"며 "자라면서도 인기 있는 소녀들 클럽에는 끼지 못했고 오히려 놀림과 조롱만 받아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는 따돌림 당하는 사실을 부모님께 얘기하지 않았지만 아마 부모님은 알고 계셨을 것"이라며 "중학교 때는 아이들이 내 가방에 물을 채워 넣고, 내가 좋아하는 책도 망가트렸고 외모를 갖고 놀려대기도 했다"고 밝혔다.

무어는 "책을 읽는 것은 학교생활의 탈출구 가운데 하나였는데 그들은 내게서 그것마저 빼앗아 갔다"고 덧붙였다.

참지 못한 무어는 어머니에게 울면서 전화했고 어머니가 학교에 온 이후 상황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그는 "따돌림의 상처는 날카롭고 깊었다"고 회상했다.

LPGA 투어 신인 무어 "어릴 때 당한 괴롭힘…난 더 강해졌다"
무어에게 또 하나의 탈출구는 골프였다.

그는 "남자아이들보다 더 멀리 공을 보냈고, 소질을 발견한 골프를 좋아하게 됐다"며 "사람들은 나를 보면서 '대단한 스윙'이라며 놀라곤 했다"고 말했다.

무어는 고등학교 때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의 주니어 인스퍼레이션 대회에서 우승해 성인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 출전했고 애리조나대에 입학해 2018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우승을 이끌었다.

올해 두 차례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 이달 초 드라이브온 챔피언십 공동 51위를 기록한 무어는 투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된 사이 미니 투어 대회인 캑터스 투어 대회에서 세 번이나 우승, 올해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으로 지목된다.

무어는 골프에서의 성공이 따돌림, 괴롭힘에 대한 최고의 백신이라고 썼다.

그는 "다른 질병처럼 따돌림과 괴롭힘에 대해서도 면역력이 생긴다"며 "성공은 최고의 백신"이라고 적었다.

지금도 따돌림을 받고 있을 어린이들에게 무어는 "그런 주위의 반응에 신경 쓰지 말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라"며 "너를 생각하고 아껴주는 이들에 대한 사랑과 감사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따돌림의 아픔은 날카롭고 깊다는 사실을 나도 잘 알지만 그런 것들은 사람을 단단하고 강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며 "상처를 받았지만 동시에 너는 강해져 있을 것이고 어떤 일도 해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무어는 "나는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그들은 내게 '다른 사람이 너를 뭐라고 얘기하든 신경 쓰지 말고 너에 대해 하는 얘기들을 믿지 말아라. 있는 그대로의 네가 되고, 너만의 것을 하면 된다'고 말해준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