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마스터스 우승…KLPGA 투어 72홀 최소타 타이기록도 달성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슈퍼 루키'가 등장했다.

신인 유해란(19)이 역대 72홀 최소 타수 타이기록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유해란은 2일 제주도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6천395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8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2위 이정은(24·20언더파 268타)을 3타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억6천만원이다.

23언더파 265타는 KLPGA 투어 72홀 최소 스트로크 우승 타이기록이다.

유해란은 2013년 MBN·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 23언더파 265타로 우승한 김하늘(23)과 나란히 72홀 최소타 우승 타이기록 보유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신인상을 받은 이정은이 한때 2타 차로 뒤쫓기도 했지만, 유해란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다시 격차를 벌렸다.

유해란은 신인으로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는 이색 기록도 남겼다.

유해란은 지난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초청 선수로 참가했다가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대회는 기상 사정으로 36홀 대회로 축소돼 유해란이 행운의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유해란은 작년의 우승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그는 1∼4라운드 내내 선두를 유지하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신인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4번째다.

1995·1996년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한 김미현, 1995·1996년 서울여자오픈에서 연속 우승한 박세리, 2003·2004년 한국여자오픈을 2연패 한 송보배를 이어 유해란이 '슈퍼 루키' 계보를 이었다.

단, 김미현, 박세리, 송보배가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다음 해에 프로 데뷔해 우승한 것과 달리, 유해란은 작년에도 프로 신분이었다.

유해란은 지난해 KLPGA에 2부 드림투어에서 뛰다가 하반기에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를 시작으로 본격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했다.

이번 우승으로 유해란은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부상했다.

유해란의 신인상 포인트는 785점에서 1천55점으로 올라 이 부문 2위 조혜림의 692점과 크게 격차를 벌리게 됐다.

유해란은 "이 대회에 나오기 전부터 편하게 즐기면서 플레이하자고 생각했는데, 좋게 마무리해서 기쁘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온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드물지만 해내서 다행이고, 루키로서 이렇게 한 것도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은은 버디만 6개 잡으며 2018년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의 KLPGA 투어 우승을 노렸지만, 올 시즌 최고 성적인 2위를 거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중반까지는 이정은도 우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3라운드까지 이정은을 5타 차로 앞섰던 유해란이 7번 홀까지 파 세이브만 한 것과 달리, 이정은은 2번 홀(파5)과 6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간격을 좁혔다.

8번 홀(파4)에서는 유해란과 이정은이 모두 버디를 잡았다.

이정은은 10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유해란을 2타 차로 추격했다.

유해란이 12번 홀(파3) 버디 후 13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다시 2타 차가 됐다.

그러나 유해란은 흔들리지 않았다.

14·15·17번 홀(파4·5·4)에서 버디를 몰아쳐 이정은을 따돌렸다.

이정은은 17·18번 홀(파4) 연속 버디로 끝까지 뒤쫓았지만, 역전은 역부족이었다.

임희정(20)이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3위를 차지했고, 김효주(25)와 장하나(28)가 17언더파 271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