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상대로 흔들림 없이 씩씩하게 5이닝 2실점 호투
프로야구 LG 트윈스 우완투수 이민호(19)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올 시즌 데뷔한 신인 투수 이민호는 그동안 KBO리그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 탓에 단 한 번도 팬들 앞에서 공을 던진 경험이 없었다.

당연히 관중의 환호성, 응원 소리가 생소했다.

KBO리그는 26일 경기부터 수용 가능 인원의 약 10% 정도의 관중을 받기로 결정했고, 이민호는 유관중 체제로 전환된 첫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일각에선 전혀 달라진 경기 분위기 탓에 이민호의 멘털이 흔들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경기를 앞둔 LG 류중일 감독은 "평소 훈련에 임하는 모습을 고려하면, 이민호는 관중들의 응원 소리를 더 즐길 것 같다"며 "일단 이민호를 믿어보겠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류중일 감독의 말처럼 관중들의 함성에 개의치 않고 자기 공을 던지며 호투했다.

그는 1회 박건우와 호세 페르난데스, 오재일을 삼자범퇴로 막으며 깔끔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2회엔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준 뒤 최주환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지만, 부진은 거기까지였다.

허경민의 중전 안타성 코스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신들린 듯한 호수비로 막아내자 정신을 차리고 씩씩하게 공을 다시 던졌다.

정수빈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뒤 보크를 범하며 2사 2루 위기에 처한 뒤에도 정상호를 삼진으로 잡아 위기를 스스로 탈출했다.

3회는 삼자 범퇴로 막았다.

4회엔 선두 타자 김재환을 중견수 뜬 공으로 잡은 뒤 최주환과 무려 16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볼넷을 내줬다.

이전 타석에서 홈런을 허용한 최주환에게 밀리지 않으려는 이민호의 뚝심 있는 정면 승부가 돋보였다.

이민호는 이후 허경민과 김재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사 만루 위기에 놓였으나 정수빈의 중견수 플라이 때 2루로 태그업한 김재호를 잡으면서 무실점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는 5회도 무실점으로 막은 뒤 1-2로 뒤진 6회 무사 1, 2루에서 정우영에게 공을 넘겼다.

정우영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이민호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이민호는 5이닝 동안 투구수 101개, 5피안타(1홈런) 3볼넷 4탈삼진 2실점(2자책점)으로 데뷔 후 첫 '유관중' 경기를 마무리했다.

관중들은 교체되는 이민호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