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조율·경험 공유·분위기 상승 등 긍정 효과 기대…실전 감각은 변수
올해 초부터 프로축구 K리그 무대의 '뜨거운 감자'였던 '기성용 복귀 스토리'가 반년을 돌고 돌아 21일 FC서울 입단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 2월 기성용과의 협상 불발을 시작으로 온갖 악재의 실타래가 꼬이며 시즌 중반까지 바닥에서 헤맨 서울은 한시름을 덜고 분위기 전환을 노리게 됐다.

무엇보다 서울이 기성용에게 기대하는 건 K리그1(1부) 12라운드까지 11위(승점 10)에 머문 경기력 개선에 힘을 보태는 일이다.

2020시즌 K리그1 최다 실점(26골) 팀이자, 득점은 10골에 불과한 서울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성용을 내세워 공수 안정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단은 영입을 발표하며 "기성용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출중한 패스 능력이 강점이다.

탄탄한 기본기와 개인 기술을 바탕으로 중원을 장악하며, 강력한 중거리 슛과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경기력에 차이를 만들어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K리그를 중계하는 현영민 JTBC 축구 해설위원은 "서울이 전체적으로 공수 밸런스가 좋지 않은데, 기성용은 중앙에서 잘 컨트롤해줄 수 있는 선수"라며 "합류하면 밸런스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성용이 중앙에서 경기 운영에 나서면 수비도 나아지고, 중거리 슛과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킥도 좋아 공격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설명이다.

SPOTV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를 중계한 한준희 해설위원도 "현재의 서울은 공격 루트가 단조롭고 득점력이 저조하다.

기성용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만 하면 중원의 창조성을 높이고, 서울의 경기력을 높일 것"이라며 기존 자원인 오스마르와의 효율적 역할 분담을 관건으로 꼽았다.

기성용이 10년 넘게 유럽에서 활동하다 돌아왔고, 국가대표팀에서는 주장까지 맡는 등 경험이 풍부한 만큼 경기 외적인 측면에서도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위원은 "기성용이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잘 공유해 서울의 '정신적 지주'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의 몸 상태는 변수로 꼽힌다.

기성용은 국내 복귀 불발 이후 마요르카와 계약했으나 3월 데뷔전에서 8분여를 뛴 게 전부고, 발목 부상도 겪어 당장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무리 저력이 있고 경험이 많아도, 경기장에서 펼쳐 보일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한준희 위원은 "올해 K리그는 경기 수도 줄어 빨리 끝난다.

기성용이 서울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지는 결국 떨어진 몸 상태와 체력, 감각을 끌어올리는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위원은 "정상 컨디션으로만 올라오고, 서울을 위한 투쟁심이 불타오른다면 기성용이 팀 경기력에 큰 도움이 될 클래스인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현영민 위원도 "기성용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경기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선수다.

실전 공백은 금방 해결될 만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