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온라인 좌담회 '코로나 시대의 미술관'
코로나19 시대 미술관 위기, 온라인 전시가 해결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미술관들은 온라인 전시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술계에서 디지털 콘텐츠 강화에 대한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까지 바라보고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관객들의 직접 관람을 온라인이 대체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일 '코로나 시대의 미술관' 좌담회를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 안규철 작가, 김성은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박소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지난달 온라인 화상회의 형식으로 코로나 시대 미술관의 역할과 대응을 논의한 내용이다.

윤범모 관장은 기조발언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미술관이 접근성과 공공성의 문제를 고민하게 됐다"라며 "온라인 미술관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고,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승보 관장은 "변화의 가장 큰 적은 익숙한 관성"이라며 디지털 뮤지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국공립 미술관 디지털 뉴딜사업을 제안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술관과 박물관의 목적과 운영 방법, 기능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국공립 미술관 온라인 플랫폼 및 디지털 관련 콘텐츠 구축 사업, 전국 디지털미디어아트 프로젝트의 차별성 있는 개발, 온라인을 통한 공공미술관의 고유성 및 전문성 제고 등을 제시했다.

안규철 작가는 디지털 미디어로는 경험할 수 없는 미술관의 본질적인 역할이 있다며 "물리적인 장소로서의 미술관 기능을 팬더믹 상황에서 가능한 형태로 살려내는 것이 미술관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술관의 온라인화가 필요한 일이고 수요가 더 커지겠지만, 문제는 미술관 경험을 근본적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 앞에 서서 낯선 타자를 만나고 자기 자신과 대면하게 되는 능동적 경험을 유튜브가 대체하지 못한다"라며 "집에서 관광지 홍보 영상을 보는 것으로 실제 여행을 대체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관장은 백남준아트센터가 미술관을 공유지로 변모시키기 위해 꾸준히 기울여온 여러 노력에 관해 설명했다.

박소현 교수는 세계적으로 많은 미술관이 폐관의 갈림길에 있으며 수많은 직원도 생계에 위협을 겪고 있다며 미술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장기적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여러 방법에 대한 논의와 실천적, 정책적 요소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좌담회를 계기로 코로나 시대 미술관의 미래에 관한 다양한 공공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