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심부름 흔한 일“…온라인서 2차 가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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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 의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모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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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피해자의 경험이) 과연 기쁨조 소리를 들을 정도의 일이었나. 왜곡된 성역할 수행을 강요받은 것이라 생각할 정도로 수치스러울 일이었나"라고 물었다.
이 글은 19일 오후까지 4천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널리 읽혔다. 1천회가 넘는 공유 중에는 비판도 있었지만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다"며 공감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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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나도 그랬는데` 같은 반응이 줄지어 올라오는 것 자체가 한국사회의 성인지 감수성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부하에게 이 정도 잔심부름은 시킬 수 있고, 그 정도 친근감은 표시할 수 있다는 안일한 인식이 `미투`가 계속 터져 나오게 한 근본적인 토대"라고 지적했다.
이와 유사하게 피해자 측을 겨냥하는 듯한 주장은 여성으로부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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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검사는 "페미니스트인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이라며 이를 "권력형 다중 성범죄"라 불렀다. 피해자 A씨 측이 "본 사건은 고위공직자에 의한 권력형 성범죄"라고 한 것을 빗댄 셈이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15일 "피해자에게 온당치 않은 방식으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진 검사의 징계를 촉구하는 공문을 대검찰청에 보냈다. 정의당도 사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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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김지영 교수는 진 검사의 글에 대해 "피해사실을 부정하거나 수위를 낮춰 표현하는 전형적 2차 가해"라고 평가하며 "`다 일상적인 것이고 범죄가 아니다`라는 것인데, 나중에는 오히려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게 되는 논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 진영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일단 지지하는 식으로 2차 가해에 해당하는 행동까지 하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이호규기자 donni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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