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은하의 후퇴속도와 지구에서의 거리 관계를 나타내는 비례 상수인 허블상수는 우주의 나이를 측정하는 기본 척도이지만 셰페이드 변광성을 기준으로 할 때(74㎞/s/Mpc·1Mpc=326만 광년)와 우주마이크로파배경복사(CMBR)을 이용해 구한 값(67.4㎞/s/Mpc)이 10% 가까이 차이가 나 천문학계의 고민거리가 돼왔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 대학과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이 대학 물리학과 로버트 퍼드먼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비대칭 질량을 가진 펄서 이중성계 'PSR J1913+1102' 관측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PSR J1913+1102는 태양 질량의 10배 이상 되는 별이 초신성 폭발 뒤 핵만 남은 밀도가 매우 높은 중성자별과 이들 중에서 강한 자기장을 갖고 초고속으로 자전하며 펄스상(狀) 전파를 방출하는 중성자별인 펄서로 구성돼 있다.
약 5시간 주기로 서로를 돌면서 앞으로 4억7천만년 뒤에서 서로 충돌하며 합병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때는 지난 2017년 8월에 '라이고'(LIGO·레이저간섭중력파관측소)가 최초로 포착한 'GW170817'과 같은 중성자별 간 충돌에 의한 중력파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PSR J1913+1102 두 별의 질량은 각각 태양의 1.62배와 1.27배로 질량비는 0.78로 측정됐다.
합병하는 두 별의 질량비는 약 0.9 정도로 크게 차이가 안 나는 것과 비교하면 꽤 큰 편이다.
PSR J1913+1102는 지난 2014년에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천문대의 대형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최초로 관측됐으나 두 별의 질량 차이가 커 일반 펄서 이중성계와는 다르다는 것은 최근에야 확인됐다.
연구팀은 PSR J1913+1102의 두 별 중 질량이 큰 별의 중력이 작용하면서 충돌·합병 이전에 작은 별의 물질을 상당 부분 뺏어오고 파괴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질량이 비슷한 중성자 별 간 충돌·합병 때보다 더 많은 양의 뜨거운 물질을 방출해 관측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PSR J1913+1102처럼 비대칭 질량을 갖고 합병과정에 있는 중성자별 이중성계가 10개 중 1개꼴 이상이어서 많은 관측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중성자별이 파괴돼 합병되는 과정에서 방출하는 물질이 더 밝아져 초고밀도 중성자별의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을 관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첨단 중력파 관측 장비인 라이고와 버고와 함께 재래식 망원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퍼드먼 박사는 "비대칭 중성자별 이중성계는 허블상수를 측정할 수 있는 완전히 독립적인 방식을 제공할 수도 있다"면서 "이는 허블상수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두 방식의 측정 값 차이가 커 교착상태를 푸는 결정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