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키스'·'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수이사이드 클럽'

언제 끝날지 모를 거리 두기로 '코로나 우울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갈 곳도 마땅치 않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꺼려지지만 사회 활동을 자유롭게 못 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고독하고 우울한 감정이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이럴 땐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서스펜스 스릴러를 읽으며 마음을 달래는 것도 방법이다.

마침 저마다 개성 있는 색깔을 지닌 서스펜스 장르 소설 세 편이 나란히 나왔다.

범죄 스릴러의 대가 제프리 디버의 '스틸 키스'와 떠오르는 서스펜스 작가 피터 스완슨의 '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싱가포르 출신 신예 레이철 행의 '수이사이드 클럽'이다.

세가지 색 서스펜스로 날리는 '코로나 블루'
'스틸 키스'는 정통 범죄 스릴러이고, '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는 범죄물이지만 세련된 심리 스릴러의 빛깔을 뽐낸다.

'수이사이드 클럽'은 공상과학(SF) 서스펜스 장르다.

디버의 신작인 '스틸 키스'(알에이치코리아 펴냄)는 1997년 시작해 세계 150여개국 2천500만 독자에게 사랑받아온 '링컨 라임 시리즈'의 열두번째 이야기다.

이 시리즈는 미국 NBC에서 '링컨 라임'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방영 중이다.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천재 범죄학자 링컨 라임이 최첨단 수사 장비와 자료를 보유한 행동파 파트너 아멜리아 색스와 함께 어려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다.

이번엔 라임과 색스가 사물인터넷 서버를 해킹해 사람들을 살해하는 사이코패스를 잡으러 나선다.

유소영 옮김.
'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푸른숲 펴냄)는 이웃에 사는 살인자라는 흔한 소재를 정교한 플롯과 심리 묘사를 통해 긴장감 넘치게 풀어간다.

주인공 헨은 저녁 식사를 함께한 옆집 남자 매슈가 살인자임을 알게 된다.

문제는 매슈도 헨이 자신의 정체를 알아차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게다가 경찰도 조울증을 앓았던 헨의 병력 탓에 헨의 증언을 믿어주지 않는다.

과연 헨은 옆집 살인마로부터 무사할 수 있을까? 노진선 옮김.
디스토피아를 그린 '수이사이드 클럽'(스토리 콜렉터 펴냄)은 인간이 영생을 얻을 수 있다면 과연 행복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한다.

미래 뉴욕 시민들은 태어나면서 수명을 뜻하는 숫자를 받는다.

유전자가 좋은 신생아는 정부의 혜택과 지원을 받으며 300살 넘게 살 수 있고, 상대적으로 열등하다면 소외 속에 병에 걸리거나 노화돼 짧은 생을 살게 된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영원히 살 수 있는 '제3의 물결'이 다가올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자살 클럽'이 생긴다.

장수를 위한 엄격한 규율을 어기고 금지된 음식과 파티, 운동 등을 즐긴다.

이들은 금기 속에 답답하게 오래 사는 것보다 즐거운 삶을 택했다.

김은영 옮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