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감독 "루틴 스스로 만들고 완급 조절 체득…변화구 변화 시도" 7연승으로 선두를 달리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흐뭇함을 감출 수 없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좌완 투수 구창모(23)의 성장이다.
구창모는 지난해 데뷔 첫 10승(7패)을 달성하며 확고한 선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2경기를 치렀을 뿐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14이닝 18탈삼진 무실점으로 2승을 올리며 에이스의 향기를 풍기고 있다.
KBO를 중계하는 미국 ESPN은 개막 전 구창모를 주목했는데, 구창모는 기대와 관심에 부응하듯이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은 구창모가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며 대견스러워했다.
이 감독은 19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경기하기 전 인터뷰에서 구창모에 대해 "제가 조언한 것은 없다.
선수가 본인의 길을 만드는 것"이라며 "포수 양의지, 코치들과 대화하면서 자기가 갈 길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부상 경험이 구창모의 성장 자극제가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구창모는 지난해 좋은 성적을 냈지만, 부상 때문에 시즌을 일찍 접어야 했다.
허리 피로 골절로 4주 진단을 받으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직전에 팀을 이탈했다.
이 때문에 국가대표로 프리미어12에 출전할 기회도 잃었다.
구창모는 올해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에 더욱더 철저하게 몸을 관리해서 '확실한 선발투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작년에 남들보다 시즌 아웃이 빨리 와서 비시즌에 몸 관리에 더 신경 썼다.
준비는 완벽히 잘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감독도 구창모가 지난해 조기에 시즌 아웃되면서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왔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은 "아프면 경기에 못 뛰는 것을 알고 있으니 가을부터 준비하며 몸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구창모는 완급 조절도 터득했다.
한때 빠르고 강한 공을 던지려고만 했던 구창모는 지난해 제구의 중요성을 깨달아 주 무기인 커브 외에도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더 가다듬었다.
올해는 직구 강약조절까지 선보이며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감독은 "구창모는 캠프 때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 던지고자 하는 구종을 점검하며 준비하고 있더라. 지금도 변화구에 변화를 주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약 조절을 하면서 느끼고 있는 게 보인다.
예전에는 강하게만 던지려고 했는데, 지금은 강약 조절을 체득하는 과정에 있다.
직구를 빠르게 던질 때도 있지만, 아웃 카운트를 잡을 때는 약하게 던지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구창모가 완성도 높은 투구를 펼칠수록 NC도 초반의 상승세를 시즌 마지막까지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