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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수께끼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그림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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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민속박물관 '기산 풍속화에서 민속을 찾다' 특별전
    독일 MARKK 소장품 126년 만에 귀국해 국내 최초 전시
    수수께끼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그림을 만나다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 연대 미상)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부산 초량, 원산, 인천 등 개항장에서 활동한 풍속화가다.

    그림은 많이 남겨졌지만, 그에 관한 기록이 없어 수수께끼 같은 인물로 여겨진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 서양 문학 번역서 '텬로력뎡'(천로역정·天路歷程)에 삽화도 그렸다.

    단원 김홍도나 혜원 신윤복처럼 유명하지 않았지만, 그의 그림은 당시 여행가, 외교관, 선교사 등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에게 많이 팔렸다.

    현재까지 전하는 그의 그림은 총 1천496점으로 영국에 250점, 프랑스에 169점, 독일에 122점 등 유럽과 북미 박물관에 주로 소장돼 있다.

    국내에는 북한을 포함해 374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수께끼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그림을 만나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20일부터 10월 5일까지 '기산 풍속화에서 민속을 찾다'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기산의 풍속화와 그 속에 담긴 우리 민속의 흔적 및 변화상을 찾아보는 자리다.

    '밭 갈고 부종(付種)하는 모양' '여인 방적(紡績)하고' '행상(行喪)하고' '추천(鞦韆)하는 모양' 등 기산의 풍속화 진품 또는 복제와 두부판, 시치미, 대곤장 같은 민속자료 등 총 340여점을 함께 전시한다.

    이 중 주목할 그림은 독일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MARKK, 구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 소장 기산 풍속화 79점(원본 71점, 복제본 8점)이다.

    특히 외교관이자 인천에 세창양행(世昌洋行)이란 무역회사를 설립한 에두아르트 마이어(Heinrich Constantin Eduard Meyer, 1841∼1926)가 제작 의뢰한 61점은 주제가 다양하고, 대부분 인물과 배경이 함께 그려져 있어 예술적·학술적인 가치가 높다.

    마이어가 수집한 그림은 우리나라를 떠난 지 126년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인물은 물론 배경이 함께 그려져 있고, 채색이 그대로 살아 있어 당시 시대상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수수께끼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그림을 만나다
    1부 '풍속이 속살대다'에서는 국립민속박물관과 독일 MARKK 소장품을 중심으로 150여 점의 풍속화와 민속품이 생활공간 및 시간 흐름에 따라 전시된다.

    두 박물관 전시품은 대부분 국내에 최초 공개되는 것들이다.

    사람과 물산(物産)이 모이는 시장과 주막, 유랑예인집단인 굿중패와 솟대장이패의 갖가지 연희, 갓, 망건, 탕건, 바디, 짚신, 붓, 먹, 옹기, 가마솥 등을 수공업으로 만드는 과정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한 그림에 작업 과정을 모두 볼 수 있게 그려 넣은 점이 눈길을 끈다.

    글을 가르치는 모습, 과거시험, 현재의 신고식과 유사한 신은(新恩) 신래(新來), 혼례와 상·장례 등의 의례, 널뛰기와 그네뛰기, 줄다리기와 제기차기 등 세시풍속과 놀이, 주리 틀기와 곤장 등 형벌 제도 등도 소개돼 옛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다.

    '그네뛰기', '베 짜기'처럼 주제가 유사하지만 인물과 구도가 서로 다른 풍속화도 눈길을 끈다.

    예물 보내는 모습부터 친영(장가) 행렬, 초례, 신부 행렬에 이르기까지 혼례 과정을 보여주는 파노라마 같은 그림도 볼 수 있다.

    전시장에는 기산 풍속화 동작 영상(모션그래픽), 풍속화 속 주제·인물·기물(器物)을 찾아보는 '기산 풍속화 알아보기', 틀린 그림을 찾고 퍼즐을 맞추고 색칠하는 '기산 풍속화 즐기기' 코너도 있다.

    수수께끼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그림을 만나다
    2부 '풍속을 증언하다'는 기산 풍속화에 등장하는 기물을 사진, 영상, 실제 물건과 비교하며 민속의 변화상을 엿보는 공간이다.

    그림 속에는 현재 사라진 기물이 있고, 모양·재료·사용 의미는 변했지만, 기능이 남아있는 것도 있으며, 형식이 바뀐 채 이어지는 의례도 있다.

    수공업(갈이장이, 대장장이), 식생활(맷돌, 두부, 물긷기), 놀이(바둑, 장기, 쌍륙), 연희(삼현육각, 탈놀이), 일생 의례(혼례), 의생활(모자, 다듬이질), 사회생활(시험, 합격) 등 7개 주제를 중심으로 쇠퇴하거나 변화하고 지속하는 민속의 특성을 찾아볼 수 있다.

    윤성용 국립민속박물관장은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산의 풍속화는 당시 우리 삶과 문화를 외국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국립민속박물관 관람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에게 당시 서양인이 수집한 우리나라 풍속화를 보여주는 게 의미가 있고, 청소년에게 당시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특별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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