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28·사진)는 아이언을 잘 친다. 컨트롤이 일품이다. 17일 끝난 KLPGA챔피언십 중간 2라운드에선 그린을 딱 한 번 놓쳤다. 그린 적중률이 94.44%(17/18)였다. 지난 시즌엔 26개 대회를 뛰면서도 78%를 유지했다. 국내 여자 골프를 통틀어 전체 3위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도 1위를 여러 번 했다. 어떤 경우에도 정확성 우선 전략을 가동한 덕분이다. “간결하게 치고, 1시 방향으로 쳐라”라는 게 그의 말이다.

그의 스윙은 군더더기가 없다. 피니시를 잡지 않아 마치 끊어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콤팩트 스윙’이다. “정확성에 중점을 두다 보니 이렇게 치게 됐다”고 했다. 또 그는 “미국에서 피로가 쌓일수록 피니시 동작이 무너졌고 폴로 스루도 늘어졌다”며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콤팩트 스윙은 클럽페이스에 공이 머무르는 시간을 단축시킨다는 게 그의 설명. 장하나는 “피니시 동작을 의식하면 백스윙과 다운스윙, 폴로스루 과정에서 몸을 과도하게 쓰게 된다”며 “백스윙 크기를 줄이니 임팩트 구간에 훨씬 더 집중하게 됐다”고 했다.

초보 골퍼에겐 딱히 권하지 않는 방법이다. 그는 “배우는 단계의 왕초보, 일명 ‘백돌이’면 끊어치는 샷이 안정적인 스윙을 방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스윙이 제대로 잡혀 컨트롤이 되는 구력의 골퍼라면 꼭 한 번 시도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1시 방향으로 클럽을 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원래는 슬라이스 샷을 고칠 때 사용하는 훈련 루틴이다. 그는 “샷이 좋지 않을 때 1시 방향으로 클럽 던지는 것만 생각해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며 “클럽을 뿌리는 것만 염두에 두면 손목 사용이 덜해 슬라이스 말고도 훅샷까지 고쳐준다”고 조언했다. 의도적으로 클럽을 바깥으로 뿌리기 때문에 왼손 등이 일찍 몸쪽으로 닫히는 것을 막아준다는 뜻이다.

이는 스윙이 ‘인-아웃’ 궤도를 그리도록 돕는다. 아마추어의 로망인 이상적인 ‘드로 구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오른 어깨가 일찍 공 쪽으로 쏠리는 ‘엎어 치는 동작’도 없앤다. 장하나는 “슬라이스로 이어지는 아웃-인 궤도의 스윙을 고쳐줘 잃었던 아이언 비거리도 되찾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