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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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 관계자는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대로 외식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BC(코로나 전), AC(코로나 후)로 시대를 구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외식시장의 변화를 크게 △동네상권 다시보기 △언택트 소비 △외식상품 다양화 등 세 가지 키워드로 보고 있다. 먼저 대로변 1급 상권의 입지를 고집하지 않아도 될 것이란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 후 카드 사용처를 분석한 결과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 상권과 오피스 상권은 크게 위축됐다. 주택가 동네 상권과 시장은 방문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근로시간 축소, 재택근무 확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생활 문화 확산으로 집에서 가까운 ‘근거리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맹본부나 창업희망자들은 상권의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언택트 문화의 확산이다. 배달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닐슨코리아의 ‘코로나 임팩트’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배달 음식을 주문한 소비자는 33%에서 52%로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매장 방문 소비자는 44%에서 19%로 급감했다. 위생 등을 이유로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모바일 앱을 활용한 사전 주문, 키오스크 등 스마트 오더 시스템, 결제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무인매장, 셰프봇, 서빙봇 등 협동로봇 개발에 뛰어든 프랜차이즈 본사도 있다. 기계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언택트 시스템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외식 상품의 다양화를 꼽을 수 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자 쉽게 조리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여러 식재료가 필요하고 레시피가 어려워 가정에서 조리하기 힘든 일품요리를 쉽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밀키트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향후 조리된 음식뿐만 아니라 밀키트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매장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가맹점 운영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변화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변화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바뀐 소비 패러다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전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아니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박호진 <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