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과잉생산으로 인한 마늘값 폭락에 이어 수확기에 접어든 보리 마저 생산량이 크게 늘어 제주 농민들이 가격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제주, 맥주보리 풍년에 '근심'…최소 2천t 초과생산
농협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정부의 보리 수매가 폐지된 2012년부터 농협은 한국주류산업협회(이하 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계약에 따라 할당된 물량을 수매해 협회에 공급하는 형태로 수급을 조절하고 있다.

협회가 올해 배정한 제주도 보리 계약 물량은 7천332t이지만 올해 보리 생산량은 계약 물량 보다 최소 2천t 이상 초과해 생산될 전망이다.

지난해 태풍 피해 영향 등으로 재배면적이 늘어난 데다 생육기 기상 호조로 작황도 좋아져서다.

이에 따라 농협 제주본부는 수매 외 물량에 대한 처리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보리의 90% 이상이 맥주보리여서 주류 생산용 공급 외에는 판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맥주보리는 겉보리의 일종으로 도정을 거쳐 잡곡용으로 사용은 가능하지만 시장의 수요는 크게 제한적이다.

농협 측은 초과 생산된 보리를 잡곡용이나 사료용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협회 계약 재배 물량의 경우 농민들은 40㎏ 한 가마니 당 3만원을 보장받지만, 초과 생산된 물량이 사료용으로 쓰일 경우 한 가마니 당 6천원 밖에 받지 못하게 돼 농민들은 계약 물량 외의 보리를 헐값에 내다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협회 계약물량 범위를 초과하는 보리 생산분에 대해서는 지역 농협에서 잡곡용 등으로 최대한 유통하고, 사료 용도로의 전용 판매는 마지막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