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늘 농가 "마늘 수매가격·물량 보장하라"

마늘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마늘생산자협회 소속 농민 50여명은 13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농협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마늘 수매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기뻐해야 할 마늘 수확기에 긴 한숨과 분노, 피눈물 만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며 "이 정부는 마늘이 과잉생산돼 가격이 떨어지니 애써 키운 마늘을 갈아 엎으라고만 한다"며 성토했다.

농민들은 이어 "숫자놀음으로 만들어내는 농업대책은 실효성이 없다"며 "통계가 나오기를 기다리다 뒤늦게 내놓은 정부 정책에 제주 마늘 농가들이 다 죽어나고 있다"며 농정당국을 질타했다.

이들은 정부와 농협의 동시 수매, 생산비 보장, 농업 보호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정부와 제주도에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제주도청 앞에 집결해 다시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농협 제주지역본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마늘 생산량은 평년 대비 17% 증가한 36만t 가량이 될 전망이며, 올해 제주의 마늘 생산량은 3만t 가량으로 예상된다.

제주의 경우 올해 마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6천400t 가량 줄었음에도 전국적인 마늘 과잉생산의 여파로 마늘 제값 받기가 불가능한 모양새다.

제주 마늘 생산 농가들은 3.3㎡ 당 수매가가 1만5천원 가량이 돼야 생산비를 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 거래되는 가격은 3.3㎡ 당 8천∼8천500원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산 깐마늘 역시 ㎏ 당 4천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정부는 마늘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4만t 가량을 출하정지하고, 수매량 확대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수급대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마늘 가격유지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