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실상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번 대책에서는 △법인 등의 부동산 구입을 단속하는 조치와 △비규제지역에서의 전매제한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 국토부, 법인·미성년자·외지인 거래 단속 강화 예고

먼저 정부는 부동산 매수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부동산 법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법인이 주택을 거래하는 경우 별도의 신고서식을 제출하도록 하고, 거래지역·거래가액과 상관없이 자금조달계획서 제출도 의무화하도록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부동산 매매·임대 법인은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 중 법인 매수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개인의 부동산 매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규제지역에서의 법인 주택거래에 대해서는 강력한 단속을 추진한 바 있다. 법인이 규제지역에서 3억원 이상 주택을 거래할 때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 됐다.

하지만 수도권 비규제 지역은 사실상 법인에 대한 규제가 없는 상황이었다. 최근 법인의 매수세가 크게 늘어난 인천·군포·안산·시흥·오산·평택 등지는 비규제지역으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대상에서 제외됐다.

● 정부, 법인 등 실거래 특별조사 나선다

먼저 정부는 법인 등의 부동산 매수에 대한 특별조사에 나선다.

조사 대상은 법인·미성년자·외지인의 주택거래 중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지 않는 주택거래다. 조사 지역은 국지적인 집값 과열이 관측되는 안산 단원·상록, 시흥, 화성, 평택, 군포, 오산, 인천 서·연수 등지다.

조사대상으로 추출된 거래에 대해서는 세금 탈루여부, 대출규정 위반여부를 조사하고 각 부처는 불법행위 여부를 판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계획이다.

● 누가 매수했나…법인 거래정보 수집 강화

먼저 정부는 법인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법인의 주요정보가 포함된 `법인용 실거래 신고서식`을 새롭게 마련했다.

그동안 개인과 법인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같은 신고서식을 사용하다 보니 법인의 기본정보, 법인과 거래 상대방 간의 특수관계 여부 등이 파악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법인의 투기적 행위에 대한 대응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법인용 실거래 신고서식에서는 매도·매수인 기본정보, 개업 공인중개사 정보, 거래대상물 정보, 자본금·업종·임원정보, 주택 구입목적, 거래당사자 간 특수관계 여부를 신고하도록 할 예정이다.
수도권 전역 분양권 전매 금지…사실상 21번째 부동산 대책
● 지역·가격 무관, 법인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화

법인이 주택을 매수할 때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전면 의무화된다.

지금까지는 규제지역에서 3억원 이상 주택, 비규제지역에서 6억원 이상 주택을 거래할 때만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면 됐다. 하지만 정부는 법인 주택매수는 부동산 투기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거래지역·거래가격에 상관없이 자금조달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법인 매수 시 별도 신고서식 제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화를 위한 제도개선 작업에 즉시 착수해 `부동산거래신고법령` 개정안을 조속히 확정하고 이르면 5월 중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 전매제한기간 강화…6개월→소유권 이전 등기

한편 국토부는 청약 당첨권의 전매제한기간을 강화하는 조치도 같은날 발표했다. 국토부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지방광역시 도시지역의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현재 규제지역이 아닌 수도권·지방광역시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은 6개월의 전매제한 기간을 적용받고 있다. 국토부는 전매제한 기간이 짧은 점을 이용해 분양권을 팔기 위한 목적으로 청약을 하는 투기수요가 유입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토부가 수년간 수도권·광역시 민간택지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된 단지를 분석한 결과, 당첨자 4명 중 1명은 전매제한기간 종료 후 6개월 내에 분양권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토부는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의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성장관리권역과 지방광역시의 도시지역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시까지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전매행위 제한기간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8월까지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매행위 제한기간이 늘어나 실수요자의 당첨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공급으로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전역 분양권 전매 금지…사실상 21번째 부동산 대책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