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업' 김진민 PD "나쁜 의도 없지만 각오하고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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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에 이유 부여하거나 재미로 이용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은 지난달 공개되자마자 평가가 극단으로 나뉘었다.
드라마는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앱으로 성매매를 알선하고 돈을 버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이야기를 그렸다.
청소년 범죄를 날 것으로 그려내는 시도가 용기 있고 참신하다는 호평이 잇따르는 한편, 'n번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드높아진 분위기에서 껄끄러운 소재를 다뤄 보기 불편하다는 비판도 일었다.
'인간수업' 연출을 맡은 김진민(48) PD는 7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예상했던 반응"이라며 입을 열었다.
"(작품이) 우리 사회의 큰 문제에 대해 제대로 접근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건 있을 수가 없잖아요.
한 가지 해석일 뿐이죠. 호불호는 예상했고 제작진은 정신 차리고 만들었습니다.
나쁜 의도를 갖거나 이용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그 부분에 대해선 마음의 각오를 하고 만들었어요.
"
그는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보는 사람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어쨌든 처음 시작할 때 나쁜 사람들에게 이유를 달아준다거나 재미로 이용하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고 강조했다.
제작 기간이 긴 드라마는 'n번방' 사건이 드러나기 전부터 기획됐지만, 공교롭게도 'n번방'이 이슈화한 시기에 공개됐다.
김 PD는 뉴스를 보면서 "그런 일들이 있을 거라는 추측은 했지만 실제로 벌어지니까 충격이 컸다"고 밝혔다.
"부담도 됐죠. 제가 뭔가 실수해서 표현이 잘못된 게 있다면 더 야단을 맞겠구나 하는 불안감도 있었어요.
좋은 시선으로 봐주시면 이런 문제들에 대해 모든 사람이 한 번쯤 고민해볼 수 있는 바탕이 될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고요.
사건이 공론화된다는 측면에선 드라마도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
김 PD는 진한새 작가가 집필한 극본에 대해 "단순히 치기 어리게 썼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드라마가 그리는 이야기에 대해 "(진 작가가) 나름의 고민을 잘 담아내려고 했고 전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 글이다.
글이 솔직해서 힘이 있다는 생각도 했다"며 "그런 면이 마음에 들었고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드라마를 이용하진 않겠다는 게 글에서 보였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연출을 맡기로 결심한 계기에 대해선 "누군가가 해야 할 하는 대본이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면서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한번 부딪혀보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인간수업'은 수위가 세다.
거의 모든 대사마다 욕설이 딸려오고 폭력과 신체 절단까지 표현된다.
하지만 성매매가 주요 소재임에도 선정적인 장면은 거의 없다.
김 PD는 "처음부터 대본에 선정적 장면이 없어서 이걸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다룬 건데 그런 부분이 나오면 연출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굳이 그걸 보여주는 게 이 드라마의 주제를 전달하는 데 과연 도움이 될까요? 전 '제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소재가 성매매라 도망갈 순 없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했죠. 작가님이 써놓은 행간을 읽어내서 그 안에서 적당히 표현하려고 했는데 많이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김 PD는 논란의 캐릭터 오지수를 연기한 배우 김동희에 대해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지수 모습을 그냥 가진 배우"라며 "극이 급하게 진전되면서 해석이 삐뚤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었는데 김동희의 해석과 나의 해석을 비교하면서 길을 찾아갔다"고 했다.
김 PD는 성인이 주 시청자일 수밖에 없는 '인간수업'을 아이러니하게도 '철저한 아이들의 드라마'라고 정의했다.
"어른들의 역할이 조금 더 강해지면 이 친구들의 드라마가 아니라 어른들에 의해 세상이 바뀌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되어버리죠. 그건 의미가 없다고 봤어요.
철저히 아이들의 드라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진한새 작가님도 그 부분을 마지막까지 잘 반영해 줬다고 생각합니다.
"
/연합뉴스
드라마는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앱으로 성매매를 알선하고 돈을 버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이야기를 그렸다.
청소년 범죄를 날 것으로 그려내는 시도가 용기 있고 참신하다는 호평이 잇따르는 한편, 'n번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드높아진 분위기에서 껄끄러운 소재를 다뤄 보기 불편하다는 비판도 일었다.
'인간수업' 연출을 맡은 김진민(48) PD는 7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예상했던 반응"이라며 입을 열었다.
"(작품이) 우리 사회의 큰 문제에 대해 제대로 접근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건 있을 수가 없잖아요.
한 가지 해석일 뿐이죠. 호불호는 예상했고 제작진은 정신 차리고 만들었습니다.
나쁜 의도를 갖거나 이용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그 부분에 대해선 마음의 각오를 하고 만들었어요.
"
그는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보는 사람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어쨌든 처음 시작할 때 나쁜 사람들에게 이유를 달아준다거나 재미로 이용하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고 강조했다.
제작 기간이 긴 드라마는 'n번방' 사건이 드러나기 전부터 기획됐지만, 공교롭게도 'n번방'이 이슈화한 시기에 공개됐다.
김 PD는 뉴스를 보면서 "그런 일들이 있을 거라는 추측은 했지만 실제로 벌어지니까 충격이 컸다"고 밝혔다.
"부담도 됐죠. 제가 뭔가 실수해서 표현이 잘못된 게 있다면 더 야단을 맞겠구나 하는 불안감도 있었어요.
좋은 시선으로 봐주시면 이런 문제들에 대해 모든 사람이 한 번쯤 고민해볼 수 있는 바탕이 될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고요.
사건이 공론화된다는 측면에선 드라마도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
김 PD는 진한새 작가가 집필한 극본에 대해 "단순히 치기 어리게 썼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드라마가 그리는 이야기에 대해 "(진 작가가) 나름의 고민을 잘 담아내려고 했고 전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 글이다.
글이 솔직해서 힘이 있다는 생각도 했다"며 "그런 면이 마음에 들었고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드라마를 이용하진 않겠다는 게 글에서 보였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연출을 맡기로 결심한 계기에 대해선 "누군가가 해야 할 하는 대본이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면서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한번 부딪혀보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인간수업'은 수위가 세다.
거의 모든 대사마다 욕설이 딸려오고 폭력과 신체 절단까지 표현된다.
하지만 성매매가 주요 소재임에도 선정적인 장면은 거의 없다.
김 PD는 "처음부터 대본에 선정적 장면이 없어서 이걸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다룬 건데 그런 부분이 나오면 연출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굳이 그걸 보여주는 게 이 드라마의 주제를 전달하는 데 과연 도움이 될까요? 전 '제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소재가 성매매라 도망갈 순 없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했죠. 작가님이 써놓은 행간을 읽어내서 그 안에서 적당히 표현하려고 했는데 많이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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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PD는 논란의 캐릭터 오지수를 연기한 배우 김동희에 대해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지수 모습을 그냥 가진 배우"라며 "극이 급하게 진전되면서 해석이 삐뚤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었는데 김동희의 해석과 나의 해석을 비교하면서 길을 찾아갔다"고 했다.
김 PD는 성인이 주 시청자일 수밖에 없는 '인간수업'을 아이러니하게도 '철저한 아이들의 드라마'라고 정의했다.
"어른들의 역할이 조금 더 강해지면 이 친구들의 드라마가 아니라 어른들에 의해 세상이 바뀌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되어버리죠. 그건 의미가 없다고 봤어요.
철저히 아이들의 드라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진한새 작가님도 그 부분을 마지막까지 잘 반영해 줬다고 생각합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