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이 날이 오겠지 생각했다…맘껏 놀았죠"
36년 지킨 '싱글벙글쇼' 떠나는 김혜영 "정년퇴직합니다"
"30여 년 멍석 깔아 맘껏 놀게 해줬으니 이젠 거둘 때도 됐잖아요.

"
36년 만에 MBC표준FM(95.9㎒) '싱글벙글쇼' 진행석에서 '평생의 파트너' 강석과 함께 물러나는 김혜영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6일 두 사람의 하차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전화로 연결된 김혜영은 갑작스럽게 그만두는 이유를 묻자 "라디오국에서 결정하고 우리는 따르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래도 한 달 전에 새 MC를 구한다고 (방송사에서) 말씀해주셨어요.

우리가 기분 나빠할까 봐 예의를 지켜준 거죠. 그래서 정말 감사해요.

'언젠가는 이날이 오겠지' 생각 늘 하고 있었어요.

방송 20년 차에 배철수 DJ가 그러더라고요.

'우리는 20년 했으니 행운아'라고. 내일 그만둬도 아쉬울 게 없고 즐기며 해야 한다는 거였죠. 그 말을 명언처럼 갖고 있었어요.

이후에도 13년을 더했으니 우린 행운아죠. MBC에 감사합니다.

늘 나를 웃게 해주는 프로그램이었거든요.

"
그는 또 이번 하차에 대해 "정년퇴직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직장인처럼 매일 빠짐없이 다녔죠. 나 스스로 연예인이라 생각해본 적 없어요.

그냥 'MBC 우먼'이죠. 내가 1981년도에 들어가 39년째 출퇴근을 한 거니까.

'잘렸다' 이런 개념이 아니라 정년퇴직하는 거죠. 퇴직금 없는. (웃음)"
'평생지기' 강석의 반응을 묻자 김혜영은 "거기에 대해선 서로 아무 말 안 한다"며 한 달 남았을 때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며 더 명랑하고 더 많이 웃었다.

그저 마무리를 잘하자는 게 목표였다"고 했다.

그는 두 사람이 없는 '싱글벙글쇼'는 상상하기 어렵다는 말에는 "글쎄, 타이틀이 계속 '싱글벙글쇼'일지는 모르겠다.

사실 시사 프로그램에 '싱글벙글'이란 단어가 어울렸는지도 모르겠다"고 웃었다.

후임은 팟캐스트계에서 유명한 정영진과 캔의 배기성이 낙점된 상황이다.

30여 년 출퇴근하던 그에게 하차 후에는 어떤 일상을 보낼지도 물었다.

"동네 아주머니와도 얘기했어요.

아침 9시에 만나 여의도 공원 두 바퀴씩 돌자고. KBS 1TV '아침마당'과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내레이션을 하고 있고요.

일단 '싱글벙글쇼' 마무리에 집중하려고요.

이번 주 일요일까지 생방송을 하고, 특집을 통해 작별 인사를 할 거예요.

"
그는 이어 청취자들께 꼭 인사를 전해달라고 했다.

"이메일, 문자로 사연 주신 분들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