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보이차 경제사

▲ 바이러스와 인간 = 이낙원 지음.
인천 나은병원 호흡기내과 의사이자 중환자 실장으로 근무하는 저자가 지난 몇 달 간 병원 일선에서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기울인 혼신의 노력을 기록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일선 병원들의 대응이 본격화한 1월 19일부터 3월 27일까지 쓴 총 40편 일기가 실려 있다.

최전선에서 감염병과 싸우는 의사의 일상과 소회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한 일반 지식과 대처법도 수록했다.

저자가 근무하는 인천지역은 코로나19 감염증이 심각하게 확산한 곳은 아니었기 때문에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들의 긴박한 이야기보다는 코로나에 대처하는 일상적 의료현장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특히 전국적으로 549곳에 이르는 선별진료소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운영되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저자는 우리 몸에 침범한 미생물에 과정에서 과도한 반응을 일으켜 오히려 질병을 악화하는 '사이토카인 폭풍'에서 미생물에 대응하는 우리 사회의 일면을 읽기도 한다.

글항아리. 208쪽. 1만3천원.
[신간] 바이러스와 인간·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 모시는사람들 철학스튜디오 엮음.
코로나 19 사태로 도래하는 세계의 '뉴노멀'에 대한 20편의 긴급 진단을 모았다.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연령대에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유럽에 거주하는 필자들은 어려운 노동자의 삶부터 그 끝이 보이는 근대문명과 그 이후의 새로운 문명에 이르기까지 코로나 19로 부각되고 또 재편되는 세계의 모습을 담아냈다.

특히 코로나 19에 즈음하며 모범적인 방역의 성과로 전 세계에 방역 성공의 희망을 제시하는 '한국현상'을 진단하고 이로부터 시작될 새로운 세계질서의 의미를 밝히고 전망한다.

'한국모델'은 좁게는 신속한 진단과 투명한 정보공개, 그리고 철저한 추적 조사와 같은 의학 부문에 관한 것이지만, 넓게는 이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응 양상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시스템, 한국인의 심성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하다.

책은 '왜 한국은 코로나 19 대처의 모범 사례를 보여줄 수 있었는가'라는 물음에 전면적으로 대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자료의 집합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하면서도 현재 대한민국이 보여주는 성공적인 대응들은 감염병, 나아가 그것의 근본 원인인 기후 변화 등 문제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대안의 씨앗들을 담고 있거나 그 싹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모시는사람들. 288쪽. 1만5천원.
[신간] 바이러스와 인간·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 처음 읽는 보이차 경제사 = 신정현 지음.
차나무 원산지인 중국 윈난(雲南) 지역에서 시작된 보이차가 중국차를 대표하는 인기 제품이 되기까지 역사적 과정을 다룬 차 문화사다.

저자는 보이차에 매력에 빠져 중국 윈난농업대학교 다학과에서 차의 역사와 화학성분 등을 공부했고 중국 현지 농민들과 함께 보이차를 직접 만들어 왔다.

보이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블로그 운영자이기도 하다.

보이차는 오래돼도 마실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래될수록 가격이 올라가 '마시는 골동품' 또는 '투자의 대상'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는 위조품 보이차가 등장해 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몇십년 동안 보이차를 같은 포장지에 싸서 출시했고 심지어 생산연도도 적지 않았던 생산지 윈난에서는 생산지 윈난의 차 재배농들의 행태도 보이차가 '베일에 싸인 비밀의 차'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데 일조했다.

차에 관한 최고의 경전으로 꼽히는 당나라 때의 '다경'에는 보이차에 관한 언급이 없다.

보이차가 역사의 무대에 오른 것은 청나라 시대이며 베이징(北京)에서는 황제와 귀족들의 총애를 받았고 티베트인의 육체적 고통을 해결해 주는 음료로 주목을 받았다.

중국에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선 후에는 윈난에서 들여온 원료를 홍콩 사람들이 재가공해 보이차를 제조했다.

보이차가 투기 수단으로 등장한 것은 1990년대 대만 사람들에 의해서다.

이제는 투기의 광풍에서 벗어나 차분히 제 갈 길을 가는 보이차의 역사를 보면서 저자는 '흙수저'로 태어나 고향을 떠난 아이가 낯선 세계를 주유하다 서리가 내린 머리와 완숙한 얼굴로 고향에 돌아온 모습을 떠올린다.

나무발전소. 368페이지. 2만원.
[신간] 바이러스와 인간·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