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세기의 쏘울 메이트·디플레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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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이 끝났을 때
▲ 세기의 쏘울 메이트 = 김연 지음.
시와 경제학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울 것 같은 두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저자가 시인과 경제학자 사이에 오간 영혼의 교감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다.
저자는 2015년 등단해 시작 활동을 하는 한편 컴퓨터공학, 통계물리, 경제학을 공부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센터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책은 특히 사회적 경제를 주장한 경제학자와 시인 78명이 서로에게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독일 경제학자 질비오 게젤은 "모든 것은 썩는데 오직 돈만은 썩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돈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가치를 깎아서 꼭 쓰이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오늘날 한국에서도 쓰이는 '지역화폐'의 이론적 토대를 닦았다.
그의 사회신용운동은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그려낸 시인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지치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담은 시를 썼던 에마 라자러스는 토지 공개념을 선구적으로 주창한 헨리 조지와 교류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라자러스는 토지세를 도입하는 운동에 앞장섰고 1881년에 쓴 시 '진보와 빈곤'에는 '헨리 조지의 책을 읽고'라는 부제를 달았다.
시인과 경제학자가 우정과 교감을 나눈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있었다.
조선 후기 무너진 경제와 제도를 개혁하고자 한 성호 이익과 그의 숙부이자 스승이며 문인이었던 혜환 이용후, 민족경제학자 박현채와 그의 막역한 친구 시인 조태일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저자는 "'시인을 위한 물리학'이라는 책이 있지만 '시인을 위한 경제학'이라는 책은 아직 없는 것은 우리에게 그런 책이 필요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건 시인과 경제학자가 지향하는 곳이 모두 사람이라는 소리다"라고 썼다.
북인더갭. 272면. 1만5천원. ▲ 디플레 전쟁 = 홍춘욱 지음.
이론과 실무 양쪽에서 두루 경력을 쌓은 이코노미스트가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의 원인과 위험성, 물가 측면에서 분석한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 경제, 통화 정책의 효과, 바람직한 정부 정책 등을 쉽게 설명한다.
저자는 한국이 코로나 19 쇼크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빨리 벗어나려면 '효과가 검증된 경제정책만' 쓰려는 집착에서 벗어나 지금 당장 돈을 푸는 강력한 금융정책 및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1년 사상 초유의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 수많은 경제 전문가는 경기불황의 장기화와 주식시장 장기 침체를 예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1%까지 인하하고 부시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이라크와 전쟁을 시작한 것이 경기회복의 기폭제가 됐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마찬가지로 한국도 강력한 금융 및 재정정책을 집행한다면 매우 '강력한 경기회복'으로 돌려받을 수 있으며 한 번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2차, 혹은 3차 재정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와 같은 경제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행동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저자는 저금리로 주식 및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기업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주식 및 부동산에 대한 수요 기반이 강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스마트북스. 332쪽. 1만7천500원. ▲ 예언이 끝났을 때 = 레온 페스팅거 등 3명 지음, 김승진 옮김.
1954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 사회관계연구소 연구원들이 특정일에 홍수가 일어날 것이고 자신들은 외계의 존재가 와서 안전하게 데려갈 것이라고 예언한 어느 종교 집단을 참여관찰한 기록이다.
예언의 날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들은 믿음을 철회하지 않고 도리어 더 많은 사람을 전도하려 한다.
저자들은 이 집단이 보여주는 심리적 변화와 행동 변화를 살펴보고 '인지부조화' 이론을 발달시켰다.
저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믿음의 반대 증거가 뚜렷하게 나타난 뒤에도 신념을 꺾지 않는 이들일수록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강력한 '투자'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 또는 돈을 많이 들이거나 직장을 그만두거나 집을 나오는 등 투자 행동이 클수록 반대 증거 이후에도 신념을 철회할 가능성은 작았다.
이 종교 집단 구성원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 종말론, 휴거론, 영생론 같은 비합리적인 믿음을 철회하지 않는 광신도들의 신념 체계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이후. 400쪽. 2만원. /연합뉴스
▲ 세기의 쏘울 메이트 = 김연 지음.
시와 경제학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울 것 같은 두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저자가 시인과 경제학자 사이에 오간 영혼의 교감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다.
저자는 2015년 등단해 시작 활동을 하는 한편 컴퓨터공학, 통계물리, 경제학을 공부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센터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책은 특히 사회적 경제를 주장한 경제학자와 시인 78명이 서로에게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독일 경제학자 질비오 게젤은 "모든 것은 썩는데 오직 돈만은 썩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돈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가치를 깎아서 꼭 쓰이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오늘날 한국에서도 쓰이는 '지역화폐'의 이론적 토대를 닦았다.
그의 사회신용운동은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그려낸 시인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지치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담은 시를 썼던 에마 라자러스는 토지 공개념을 선구적으로 주창한 헨리 조지와 교류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라자러스는 토지세를 도입하는 운동에 앞장섰고 1881년에 쓴 시 '진보와 빈곤'에는 '헨리 조지의 책을 읽고'라는 부제를 달았다.
시인과 경제학자가 우정과 교감을 나눈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있었다.
조선 후기 무너진 경제와 제도를 개혁하고자 한 성호 이익과 그의 숙부이자 스승이며 문인이었던 혜환 이용후, 민족경제학자 박현채와 그의 막역한 친구 시인 조태일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저자는 "'시인을 위한 물리학'이라는 책이 있지만 '시인을 위한 경제학'이라는 책은 아직 없는 것은 우리에게 그런 책이 필요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건 시인과 경제학자가 지향하는 곳이 모두 사람이라는 소리다"라고 썼다.
북인더갭. 272면. 1만5천원. ▲ 디플레 전쟁 = 홍춘욱 지음.
이론과 실무 양쪽에서 두루 경력을 쌓은 이코노미스트가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의 원인과 위험성, 물가 측면에서 분석한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 경제, 통화 정책의 효과, 바람직한 정부 정책 등을 쉽게 설명한다.
저자는 한국이 코로나 19 쇼크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빨리 벗어나려면 '효과가 검증된 경제정책만' 쓰려는 집착에서 벗어나 지금 당장 돈을 푸는 강력한 금융정책 및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1년 사상 초유의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 수많은 경제 전문가는 경기불황의 장기화와 주식시장 장기 침체를 예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1%까지 인하하고 부시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이라크와 전쟁을 시작한 것이 경기회복의 기폭제가 됐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마찬가지로 한국도 강력한 금융 및 재정정책을 집행한다면 매우 '강력한 경기회복'으로 돌려받을 수 있으며 한 번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2차, 혹은 3차 재정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와 같은 경제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행동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저자는 저금리로 주식 및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기업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주식 및 부동산에 대한 수요 기반이 강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스마트북스. 332쪽. 1만7천500원. ▲ 예언이 끝났을 때 = 레온 페스팅거 등 3명 지음, 김승진 옮김.
1954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 사회관계연구소 연구원들이 특정일에 홍수가 일어날 것이고 자신들은 외계의 존재가 와서 안전하게 데려갈 것이라고 예언한 어느 종교 집단을 참여관찰한 기록이다.
예언의 날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들은 믿음을 철회하지 않고 도리어 더 많은 사람을 전도하려 한다.
저자들은 이 집단이 보여주는 심리적 변화와 행동 변화를 살펴보고 '인지부조화' 이론을 발달시켰다.
저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믿음의 반대 증거가 뚜렷하게 나타난 뒤에도 신념을 꺾지 않는 이들일수록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강력한 '투자'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 또는 돈을 많이 들이거나 직장을 그만두거나 집을 나오는 등 투자 행동이 클수록 반대 증거 이후에도 신념을 철회할 가능성은 작았다.
이 종교 집단 구성원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 종말론, 휴거론, 영생론 같은 비합리적인 믿음을 철회하지 않는 광신도들의 신념 체계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이후. 400쪽. 2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