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국제유가 급락에도 상승했다. 주요국의 경제 재개 시동 및 경기부양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27일(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8.51포인트(1.51%) 상승한 24,133.7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1.74포인트(1.47%) 오른 2,878.4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95.64포인트(1.11%) 상승한 8,730.16에 마쳤다.

조지아와 텍사스 등 미국의 일부 주들이 부분적인 경제 재개를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뉴욕주에서도 경제 재개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코로나19 확산 지역에서도 봉쇄 완화 움직임이 진행되는 점도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추가 경기부양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전날 일본은행(BOJ)은 추가 금융완화를 결정했다. 당분간 상한 없이 국채를 매입하고 사채 기업어음(CP) 매입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회의가 끝난 후 내놓은 발표문에서 "당분간 장기국채·단기국채를 모두 더욱 적극적으로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도 예정돼 있다. ECB는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이달 말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렘데시비르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치료에 효과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던 만큼, 시장의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다른 국가가 코로나19 치료제로 렘베시디르 사용을 승인할 경우 간소하고 빠른 절차를 통해 승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제 유가가 큰 폭 하락한 점은 증시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4.6%(4.16달러) 내린 1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0% 넘게 밀리면서 11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