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고금리 이자 부담 완화…미래통합당, 공매도 규제강화

21대 총선이 15일 끝남에 따라 여야의 금융 관련 공약들이 입법화해 실현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원내 1당 사수를 넘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고금리 이자 부담 완화 등 여당의 총선 공약들이 더욱 탄력을 받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공약 사항에 더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등 20대 국회에서 숙제로 남은 법안 통과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법정최고금리 20% 등 공약과제 탄력받나…인터넷은행법은 재추진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고리대금업으로부터 서민을 보호하려고 법정 최고금리(연 24%)를 연 20%로 낮추는 법 개정을 약속했다.

연 20% 이자제한법은 정의당도 공약으로 내건 사안이다.

대부업자와 여신금융기관에 적용되는 최고금리를 27.9%에서 24%로 내리는 내용의 대부업법·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안은 2018년 2월부터 적용됐다.

이후 최고금리를 더욱 낮추는 개정안이 나왔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법정 최고금리를 다시 낮추는 문제는 불법 사금융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물론 있다.

대부업체들이 신규 대출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대부업체 이용자들이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금융그룹통합감독법 제정을 통한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과 소비자 집단소송제 추진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집단소송제는 일부 소비자가 기업을 상대로 소송해 손해를 인정받으면 동일한 형태의 소비자에게는 해당 소송의 효력을 같이 적용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을 말한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공매도 규제 강화를 약속했다.

공매도는 앞으로 주가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측하고 미리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실제 내려가면 싼값에 되사 갚는 것을 말한다.

미래통합당은 특히 무차입 공매도 등 규제 위반자의 제재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국내에서 불법인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제재 수위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 크게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규제 위반 시 10년 이하 징역이나 부당이득 1.5배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해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10년 이하 징역은 주가조작 등 주식 불공정거래 사건과 동일한 처벌 수준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2018년 11월 국회의원 입법 형태로 발의됐지만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 소위에 상정된 이후 진전이 없었다.

예금자 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하는 것도 미래통합당의 공약이다.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는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모두 공약으로 제시했다.

법정최고금리 20% 등 공약과제 탄력받나…인터넷은행법은 재추진
총선 바로 다음 날인 16일 개회하는 4월 임시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통과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여야는 지난 3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인터넷전문은행법을 다음 회기에 처리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본회의 표결에 앞서 여야는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과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을 '패키지'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정작 본회의 표결 결과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은 민주당, 정의당 의원 등의 반대로 부결됐다.

개정안은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적격성을 심사할 때 결격 사유에서 공정거래법 위반(벌금형 이상) 전력을 삭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는 KT가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어 유상증자를 통한 케이뱅크의 자본확충을 할 수 있다.

총선 전에 여야가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처리를 약속했으나 본회의를 무난히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이 개정안 통과를 지난번처럼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개별 의원의 의사에 맡긴다면 본회의 가결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 통과 불발에 케이뱅크의 자본확충에 차질을 빚자 KT 자회사인 BC카드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BC카드는 KT가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 10%를 취득하고 케이뱅크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재추진에도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끝내 불발될 경우에 대비에 BC카드가 케이뱅크의 지분을 34%까지 사들여 최대주주로 올라선다는 '플랜B'를 가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