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5일 사상 최악 수준으로 부진한 경제지표와 주요 은행의 순익 감소 소식 등이 집중되면서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54분(미 동부 시각)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4.28포인트(2.31%) 하락한 23,395.48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2.96포인트(2.56%) 내린 2,773.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4.85포인트(2.29%) 떨어진 8,320.89에 거래됐다.

시장은 주요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등을 주시하고 있다.

예상보다도 더 나쁜 지표들이 쏟아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미국의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8.7% 급감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8.0% 감소보다 큰 폭 줄었다.

의류 판매가 전달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고, 자동차 판매도 25% 이상 급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3월 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5.4% 줄었다.

시장의 예상 3.5% 감소보다 더 부진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전월 마이너스(-) 21.5에서 -78.2로 폭락했다.

시장 예상 -32.5는 물론,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이전 저점 -34.3을 큰 폭 하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이 미국 경제 활동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점이 재차 확인됐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경제가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길은 빠를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가파른 V자형 회복을 예상하지 않는다"며 "올해 내내 마이너스 분기 성장을 한 뒤 2021년에 점진적으로 플러스 성장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졌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들의 1분기 순이익은 일제히 40% 이상 급감했다.

팩트셋 등에 따르면 1분기 기업 순익은 10% 이상 줄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산유국들의 대규모 감산 합의에도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점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장 초반 배럴당 2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4월 원유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하루평균 2천900만 배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을 내놓는 등 극심한 수요 감소 우려가 지속하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의 경제 활동 재개 기대는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여러 주가 "매우, 매우 곧, 이달 말보다 더 빨리" 경제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주지사들은 (4월 말보다) 더 빨리 경제를 재개하기에 훨씬 더 좋은 상황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주지사들은 아마 더 긴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개장 이후에는 연준의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발표될 예정이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파르탄 캐피탈 마켓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이날 지표는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경기 침체를 가리킨다"면서 "소비자들이 돈을 쓰지 않는데, 이것이 증시에 의미하는 바는 단기 고점을 봤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약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2.54% 내렸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70% 하락한 19.97달러에, 브렌트유는 4.66% 내린 28.22달러에 움직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