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3년차, 3번째 유니폼 "뛸 수 있는 팀 선택…잘해서 올림픽도 가고파"
"이번 주엔 부대 내 체육대회가 열립니다.

저는 족구팀에 속해있는데, 잘하지는 못하지만 다른 종목까지 모여 팀을 이뤄 치르는 거라 기대가 됩니다.

"
첫 마디부터 '일병' 오세훈(21·상주 상무)의 목소리에는 바짝 든 군기가 전해졌다.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때 '정정용호'의 공격수로 맹활약하고, 올해 초 도쿄 올림픽 예선인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에도 힘을 보탠 그는 이후 군사훈련을 마치고 지난달부터 국군체육부대에서 지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이나 외박이 모두 제한되고 K리그 개막도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부대 내에서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13일 국군체육부대를 통해 전화로 만난 오세훈은 "아침 점호, 오전 훈련, 개인 운동 등을 소화하고 있다"면서 "환경이 좋아서 몸만들기와 운동에 집중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몸 상태는 70% 정도다.

팀 훈련은 물론 개인 운동도 열심히 하며, 먹는 것도 잘 먹고 있다"면서 "다른 동기들은 1월 중순, 저는 지난달에 군사훈련을 마친 터라 개막이 연기된 기간은 몸이 돌아오고 팀이 강해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고를 졸업하고 2018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 리그 3경기에 나섰던 오세훈은 지난해 K리그2 아산 무궁화(현 충남 아산)로 임대돼 리그 30경기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하는 등 경험을 쌓았다.

현 소속인 상주까지 프로 3년 차에 매년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아산에서는 '의경' 신분인 선수들과 섞여 뛰었고, 이번엔 직접 입대하는 등 이력도 남다르다.

오세훈은 "선수라면 경기에 뛰어야 한다고 생각해 뛸 수 있는 팀으로 가는 것"이라면서 "사실 숫기도 없고 적응력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가는 팀마다 형들이 먼저 다가와 준 덕분에 잘 지내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그가 뛰게 된 상주엔 문선민, 권경원, 이근호 등 화려한 동료들이 함께 가세했다.

김태완 감독이 '공격 축구'를 기치로 내건 만큼 오세훈의 역할도 중요하다.

2년 만에 1부리그에 다시 도전장을 내미는 그가 잡은 목표는 두 자릿수 득점이다.

"팀 내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기술적이나 정신적인 부분 모두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한 오세훈은 "패턴이나 연계 플레이 등을 잘하면서 골 기회도 잘 살려 10골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원소속팀인) 울산과의 경기가 가장 기다려진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해가 오세훈에게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올여름 열리려다 1년 미뤄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김학범 감독이 선수들을 지켜보고 평가할 시간도 길어진 만큼 꾸준히 좋은 기량을 보이고 눈도장을 받아둬야 한다.

오세훈은 "올림픽이 1년 미뤄진 건 아쉽지만, 더 잘 준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는 군 문제를 해결하려고 올림픽에 가려고 한 게 아니라 올림픽 대표팀이 A대표팀으로 가는 단계라고 생각해왔다"면서 "꼭 올림픽 대표로 뽑혀서 도쿄에 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