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회 "재정적 부담 나눠야 한다는 것 알지만…"

영국 보건장관 "프리미어리그 선수들도 임금 삭감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경영난을 겪는 유럽 프로축구에서 선수들의 임금 삭감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 보건 장관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수들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3일(한국시간) BBC 등에 따르면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코로나19 대응 관련 정부 정례브리핑에서 EPL 소속 선수들도 급여 삭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핸콕 장관은 "많은 사람이 희생하는 상황에서 축구선수들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기여하는 것"이라며 "임금을 삭감하고 그들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EPL도 대부분의 유럽 프로축구 리그처럼 시즌을 중단한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리그 중단이 길어지고 각 클럽의 경영난도 현실화하면서 선수 급여를 삭감하는 팀들도 늘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에 이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군 선수단이 급여 70% 삭감에 합의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도르트문트, 우니온 베를린 등도 선수들이 급여 삭감에 동참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 선수단도 구단의 연봉 삭감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반면,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구단 직원의 임금 삭감이나 휴직 등을 조처한 구단은 있으나 아직 선수 급여를 줄이겠다는 팀은 없다.

영국 보건장관 "프리미어리그 선수들도 임금 삭감해야"
게다가 토트넘, 뉴캐슬, 노리치시티 구단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제도를 이용할 계획을 밝혔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고용을 유지하면서 휴직이나 휴가를 보낼 경우 최대 2천500파운드(약 380원)까지 월 임금의 80%를 부담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자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고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놔두고 상대적으로 보수가 적은 직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보수당 소속 줄리언 나이트 디지털·문화·미디어 및 스포츠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프리미어리그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마스터스에게 서한을 보내 "선수 급여는 삭감하지 않은 채 정부 지원제도를 이용하려는 구단들이 오는 7일까지 방침을 바꾸지 않는다면 초과이윤세(windfall tax)를 부과하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여기에 보건장관까지 나서서 EPL 선수들도 임금 삭감에 동참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는 성명을 내고 "선수들도 재정적인 부담을 나눠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PFA는 "선수들은 구단 직원들의 급여를 책임져야 한다는 국민 정서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사업적인 측면에서 현재 우리의 입장은 구단이 소속팀 선수와 직원에게 급여를 지불할 여력이 있다면 구단이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