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전날 기준금리를 1%포인트 파격 인하하고 7000억 달러의 양적완환(QE) 정책을 쏟아냈지만 간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3% 가까이 무너지는 등 시장 평가는 싸늘했다.

16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97.10포인트(12.93%) 폭락한 20,188.52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1.98%, 12.32%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12일 이후 2거래일 만에 1987년의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을 다시 갈아치웠다. 개장 직후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또다시 발동됐다. 이달 들어 세 번째다.

Fed는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데 이어 15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하는 초강수를 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전격 인하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Fed의 결정에 반색하고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고, 유럽과 미국 증시는 또다시 폭락 장세를 연출했다.

이는 막대한 달러 발권력을 자랑하는 Fed의 강력한 처방전도 코로나19 사태에서는 더이상 영향력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연준으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며 "이제는 연방정부의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공포에는 이번 사태는 2008년 금융위기와 다르다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금융권이라는 특정 영역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중보건 위기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실물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투입해도 소비나 투자가 즉각 살아나긴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 코로나19에 대한 백신과 상황에 적응하는 시간만이 이같은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준금리 인하, 양적완화는 과거 경제 상황에 맞는 낡은 무기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걸맞는 새로운 조치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WSJ)은 "금리를 1.0%포인트 인하한 결정은 유용하지 않다"면서 "돈값은 이미 싸다. 바이러스의 추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와 차입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 꼬집었다.

결국 향후 대응 방안의 운용 폭이 좁아진 만큼 정부 간 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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