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협회, 이달 중 이사회에서 도쿄올림픽 본선 사령탑 결정
한국 올림픽 단체 구기 첫 여성 감독…전주원이냐, 정선민이냐
한국 올림픽 출전 사상 단체 구기 종목 첫 한국인 여성 사령탑의 영예는 전주원(48) 아산 우리은행 코치 또는 정선민(46) 전 인천 신한은행 코치 중 한 사람에게 돌아가게 됐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협회 대회의실에서 경기력 향상위원회를 열고 올해 도쿄 올림픽 본선에서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을 지휘할 사령탑 최종 후보로 전주원 코치, 정선민 전 코치를 선정했다.

협회는 이달 안에 이사회를 열고 둘 중 한 사람에게 도쿄 올림픽 본선 지휘봉을 맡길 예정이다.

이로써 두 사람 중 한 명은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인 농구, 배구, 축구, 핸드볼, 필드하키 등을 통틀어 우리나라의 최초의 여성 감독으로 올림픽 본선 무대에 나가게 됐다.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의 여성 사령탑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새러 머리 감독이 있었으나 그는 캐나다 국적이었다.

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골프 국가대표를 지휘한 박세리 감독이 있었지만 골프는 단체 구기 종목이 아니다.

전주원 코치와 정선민 전 코치는 현역 시절 말 그대로 시대를 풍미한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들이다.

한국 올림픽 단체 구기 첫 여성 감독…전주원이냐, 정선민이냐
명 포인트가드 출신인 전주원 코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했고 특히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남녀를 통틀어 올림픽 사상 '1호 트리플더블'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안산 신한은행(현 인천 신한은행) 소속이던 2007년 겨울리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챔피언결정전 MVP도 2005년 여름리그와 2009-2010시즌 두 차례 수상했다.

전 코치는 이날 경기력 향상위원회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표팀은 선수들에게 제 색깔을 입혀서 제 농구를 하는 것보다 선수들의 장점을 파악해서 그것을 극대화하는 경기 운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선민 전 코치는 2000년 시드니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올림픽 3회 연속 본선에 뛰었으며 정규리그 MVP를 7회나 수상한 리그 최다 기록 보유자다.

한국인 최초로 2003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했고 국내 리그에서 트리플더블을 8번 달성해 이 부문 역시 최다를 기록했다.

정 전 코치는 "이제 한국 여자농구도 변해야 한다"며 "과거에 한국 여자농구는 국제 경쟁력도 높았는데 최근 팬 여러분들로부터 실망과 비난의 화살을 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감독이 되면 한국 농구가 어떤 것이라는 점을 세계 무대에 알리고, 또 국민 여러분께 박수받는 한국 여자농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올림픽 단체 구기 첫 여성 감독…전주원이냐, 정선민이냐
특히 전 코치와 정 전 코치는 현역 시절 신한은행에서 함께 뛰며 신한은행을 리그 최강으로 이끈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전주원, 정선민 두 선수에 하은주, 최윤아, 김단비 등이 버틴 '신한은행 왕조'는 아직도 국내 리그 역사상 최강팀으로 평가받는다.

두 사람은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전주원 코치는 "이번 감독 공개모집에 여자 후보자들이 많은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여자 감독 최초라는 점에 관심이 많으신데 누가 되든 한국 여자농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정 전 코치 역시 "전주원 선배와 같은 지도자가 나와서 지원하신 부분에 있어서 저는 너무 보람되고 뿌듯하다"며 "잘 되면 좋겠다"고 여성 지도자의 '성공 시대'를 기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