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전문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국제천문연맹(IAU) 소행성센터(MPC)는 달처럼 지구의 중력에 묶여 있는 자연 위성의 존재를 확인하고 '2020 CD₃'라는 공식명칭을 부여했다고 발표했다.
2020 CD₃는 지구 궤도를 돌아왔지만 크기가 1.8~3.6m에 불과하고 희미해 포착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미니 달'은 지난 15일 애리조나대학의 '카타리나 천체 탐사'에 참여한 천문학자들이 투손시 인근의 레먼산 천문대에서 구경 1.52m 망원경으로 처음 관측했다.
이후 다른 학자를 통해서도 추가 관측이 이어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미니 달' 관측 사실이 일부 알려지기도 했다.
소행성 관측 자료를 수집하고 궤도를 계산하는 공식 기구인 MPC는 "궤도를 종합해 볼 때 이 천체가 지구에 임시로 묶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태양 복사압으로 인한 섭동(攝動·궤도가 다른 천체의 힘으로 정상적인 타원을 벗어나는 현상) 증거는 안 보이며, 인공물체와의 연관성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추가 관측과 활발한 연구를 강력히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지구에 미니 달이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컴퓨터 모의실험에서는 2020 CD₃처럼 지구를 도는 지름 1m 이상의 소행성이 늘 1개 이상이고, 이보다 작은 천체들도 많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미니 위성들은 태양과 달의 인력이 궤도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지구 궤도에 오래 머물지는 못한다.
지난 2006년에 관측된 2~3m 크기의 '2006 RH120'은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지구를 돌다가 1년도 안 돼 태양 궤도로 떠나갔다.
2020 CD₃는 이미 3년간 지구 궤도를 돌아 이미 떠나는 단계에 진입했을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영국 디오픈유니버시티(OU) 행성지구과학과의 데이비드 로더리 교수는 온라인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기고문을 통해 "2020 CD₃ 기본적으로 지구 궤도로 들어선 작은 소행성일 뿐"이라면서 "이런 천체는 지구에 근접했다가 충돌하기도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현재의 달보다 더 먼 거리에 있는 궤도에서 중력에 붙잡혔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미니 달'이 지구의 위성이 아니라 지구처럼 태양 궤도를 1년마다 도는 소행성으로, 지구의 '준위성'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는 것으로 로더리 교수는 소개했다.
지구의 위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구와는 무관하게 태양을 도는 천체라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