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경DB.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경DB.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의도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현재 KCGI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을 잡고 있다.

25일 KCGI는 입장문을 통해 "델타항공의 투자가 대한항공과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대한항공을 상대로 이뤄졌어야 한다"며 "그러나 델타항공은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지주회사 한진칼을 상대로 투자를 진행해 지분 취득의 진정한 의도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델타항공은 지난 20~21일 한진칼(한진그룹 지주회사) 지분 1%를 장내에서 추가로 사들였다고 전날 공시했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보유 지분율은 10%에서 11%로 늘어났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사들인데 대해 시장에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강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델타항공은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에서 조 회장 측의 ‘우군’으로 분류된다.

KCGI는 "외국 항공사의 백기사 지분 확보를 위해 조인트벤처(JV)수익 협상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불리한 위치에 처해진다면 이는 중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한진그룹의 경영진과 델타항공은 한진칼의 지분취득과 관련해 위법사항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CGI는 한진그룹 경영진이 방만경영을 지속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조원태 대표이사 취임 이후 한진칼의 재무구조, ESG 평가, 기업지배구조 등급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KCGI는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61.9%로 코스피200 기업 중 1위이며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교해 부채비율은 2~3배 이상에 달한다"며 "심각한 경영상의 위기상황을 맞닥트리고 있지만 경영진들은 '불통'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진그룹 경영진이 위기를 초래한 점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하고 극복을 위해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KCG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전자투표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했다.

KCGI는 "코로나19 사태 속 주주들로 하여금 주주총회장에 직접 출석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주주들의 권리 뿐 아니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처사"라며 "한진그룹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