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박은빈 "어린 여성 팀장 향한 편견, 이겨내 뿌듯"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캐릭터가 부숴야 하는 벽, 연기하며 같이 느껴"
"현존하지 않은, 선례가 없는 캐릭터이다 보니 현실성 문제와 맞닿아서 그 캐릭터가 뛰어넘어야 하는 관문이 존재하는 것 같았어요.
"
24일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은빈(28)은 차분하게 캐릭터 연구 과정을 털어놓았다.
캐릭터 연구와 마음가짐을 적어놓은 두꺼운 노트를 들고 '정리되지 않은 말을 중언부언할까 봐 (들고 왔다)'라며 웃는 모습에서 신중한 성격이 느껴졌다.
박은빈은 최근 종영한 SBS TV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구단 드림즈의 최연소 운영팀장 이세영 역을 연기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 선수들이 아닌 뒤에서 일하는 프런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에서 '할 말은 하는' 뚝심 있는 운영팀장으로 활약했다.
"SK와이번스에서 협조를 잘 해주셔서 그곳 운영팀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프런트 중에서도 여자가 별로 없고, 운영팀장도 어린 여성이 나오는 건 현시점에선 말이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우려가 컸어요.
세영 캐릭터가 부숴야 하는 벽을 저도 연기하면서 많이 느낄 수 있었죠."
그는 극 중 이세영에 대한 편견을 자신도 덩달아 느끼는 순간들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초반엔 여성 최연소 운영팀장이라는 설정에서 오는 편협한 시각과 선입견을 저조차도 같이 부딪히면서 이겨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점점 이세영 팀장을 인정해주고 마지막엔 차기 단장감이라고 이야기해주는 걸 보면서 기뻤어요.
알게 모르게 들였던 노력을 알아주는 부분이 있구나 싶어서 뿌듯했죠."
박은빈은 이세영 팀장이 드림즈 단장이라는 여운을 주며 끝나는 결말에 대해 "제가 완벽한 단장이 됐을까 싶기는 한데…그 부분은 열린 느낌으로 보시면 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7회 마지막 장면은 이세영의 '걸크러시'가 폭발하는 장면으로 많은 화제가 됐다.
서영주 선수(차엽 분)가 배승수 단장(남궁민) 무릎에 술을 쏟아붓자, 이세영이 화를 참지 못하고 "선은 니가 넘었어!"라고 소리 지르는 장면이다.
박은빈은 "그 부분이 이세영 캐릭터의 정점이지 않았나 싶다"라고 밝혔다.
"운영팀장으로서 절제된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 이렇게 지르는 것에 대해 걱정도 했어요.
운영팀장이 선수한테 유리잔을 던져도 괜찮을까 싶었죠. 인간관계에서 선 넘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세영이가 질러준 것에 대해 많은 분이 카타르시스를 느끼신 것 같습니다.
"
자신의 실제 성격에 대해서는 "배트를 휘두르거나 유리잔을 던지지는 않지만, 속에 단단한 뭔가가 있는 외유내강형"이라고 덧붙였다.
1998년 드라마 '백야 3.98'로 데뷔한 그는 아역을 거치고 이젠 어엿한 성인 연기자로 자리 잡았다.
연기 경력으로만 따지면 웬만한 중견 배우 못지않다.
그런 그에게도 '스토브리그'는 신선한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극 중 남자들이 해결사 면모를 자주 보이잖아요.
남성 캐릭터가 무슨 얘길 하면 '저 사람 말이 맞을 거야'라고 반응을 한다든지요.
반면 극의 전개를 위해 여성 캐릭터가 당위성이 떨어질 만한 행동을 해야 할 때 '꼭 이런 식으로 풀어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해왔어요.
작가님과 감독님을 처음 뵀을 때 오랫동안 숙고해 온 내용을 말씀드렸죠. 이번 드라마에선 그런 클리셰를 깨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백승수 단장과 이세영 팀장이 서로 보완하는 그런 관계를 형성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 덕분에 연기하면서 저 자신도 설득이 잘 되고 편했습니다.
" 2005년 삼성생명 TV 광고 '딸의 인생은 길다'에서 수줍은 모습이었던 그는 어느덧 한국 나이로 20대 후반의 나이가 됐다.
박은빈은 "나이가 언제 이렇게 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어쩌면 나와 다른 내가 될 수도 있었을 선택들을 많은 것들이 지나고 나서야 안 거죠. 작품은 까놓고 보지 않으면 모르는 순간이 많으니까요.
내가 그 작품 대신 다른 작품을 했다면 다른 모습이 되어있겠구나 싶기도 하지만 그 과정이 지금의 절 있게 한 것이기 때문에 미련이나 후회는 최소화하려고 해요.
"
/연합뉴스
"
24일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은빈(28)은 차분하게 캐릭터 연구 과정을 털어놓았다.
캐릭터 연구와 마음가짐을 적어놓은 두꺼운 노트를 들고 '정리되지 않은 말을 중언부언할까 봐 (들고 왔다)'라며 웃는 모습에서 신중한 성격이 느껴졌다.
박은빈은 최근 종영한 SBS TV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구단 드림즈의 최연소 운영팀장 이세영 역을 연기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 선수들이 아닌 뒤에서 일하는 프런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에서 '할 말은 하는' 뚝심 있는 운영팀장으로 활약했다.
"SK와이번스에서 협조를 잘 해주셔서 그곳 운영팀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프런트 중에서도 여자가 별로 없고, 운영팀장도 어린 여성이 나오는 건 현시점에선 말이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우려가 컸어요.
세영 캐릭터가 부숴야 하는 벽을 저도 연기하면서 많이 느낄 수 있었죠."
그는 극 중 이세영에 대한 편견을 자신도 덩달아 느끼는 순간들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초반엔 여성 최연소 운영팀장이라는 설정에서 오는 편협한 시각과 선입견을 저조차도 같이 부딪히면서 이겨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점점 이세영 팀장을 인정해주고 마지막엔 차기 단장감이라고 이야기해주는 걸 보면서 기뻤어요.
알게 모르게 들였던 노력을 알아주는 부분이 있구나 싶어서 뿌듯했죠."
박은빈은 이세영 팀장이 드림즈 단장이라는 여운을 주며 끝나는 결말에 대해 "제가 완벽한 단장이 됐을까 싶기는 한데…그 부분은 열린 느낌으로 보시면 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7회 마지막 장면은 이세영의 '걸크러시'가 폭발하는 장면으로 많은 화제가 됐다.
서영주 선수(차엽 분)가 배승수 단장(남궁민) 무릎에 술을 쏟아붓자, 이세영이 화를 참지 못하고 "선은 니가 넘었어!"라고 소리 지르는 장면이다.
박은빈은 "그 부분이 이세영 캐릭터의 정점이지 않았나 싶다"라고 밝혔다.
"운영팀장으로서 절제된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 이렇게 지르는 것에 대해 걱정도 했어요.
운영팀장이 선수한테 유리잔을 던져도 괜찮을까 싶었죠. 인간관계에서 선 넘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세영이가 질러준 것에 대해 많은 분이 카타르시스를 느끼신 것 같습니다.
"
자신의 실제 성격에 대해서는 "배트를 휘두르거나 유리잔을 던지지는 않지만, 속에 단단한 뭔가가 있는 외유내강형"이라고 덧붙였다.
1998년 드라마 '백야 3.98'로 데뷔한 그는 아역을 거치고 이젠 어엿한 성인 연기자로 자리 잡았다.
연기 경력으로만 따지면 웬만한 중견 배우 못지않다.
그런 그에게도 '스토브리그'는 신선한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극 중 남자들이 해결사 면모를 자주 보이잖아요.
남성 캐릭터가 무슨 얘길 하면 '저 사람 말이 맞을 거야'라고 반응을 한다든지요.
반면 극의 전개를 위해 여성 캐릭터가 당위성이 떨어질 만한 행동을 해야 할 때 '꼭 이런 식으로 풀어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해왔어요.
작가님과 감독님을 처음 뵀을 때 오랫동안 숙고해 온 내용을 말씀드렸죠. 이번 드라마에선 그런 클리셰를 깨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백승수 단장과 이세영 팀장이 서로 보완하는 그런 관계를 형성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 덕분에 연기하면서 저 자신도 설득이 잘 되고 편했습니다.
" 2005년 삼성생명 TV 광고 '딸의 인생은 길다'에서 수줍은 모습이었던 그는 어느덧 한국 나이로 20대 후반의 나이가 됐다.
박은빈은 "나이가 언제 이렇게 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어쩌면 나와 다른 내가 될 수도 있었을 선택들을 많은 것들이 지나고 나서야 안 거죠. 작품은 까놓고 보지 않으면 모르는 순간이 많으니까요.
내가 그 작품 대신 다른 작품을 했다면 다른 모습이 되어있겠구나 싶기도 하지만 그 과정이 지금의 절 있게 한 것이기 때문에 미련이나 후회는 최소화하려고 해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