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명품 브랜드 톰브라운과 협업해 한정판으로 출시한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사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예약 판매가 시작된 21일 0시에는 판매 사이트에 접속이 몰려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구매에 실패한 사람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업계에서는 “톰브라운 에디션을 통한 갤럭시Z플립의 홍보 효과가 쏠쏠하다”고 평가하고 있다.삼성전자와 명품 브랜드의 협업은 처음이 아니다. 2009년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함께 ‘아르마니폰’을 출시했다. 전면부의 아르마니 로고와 차분한 디자인의 배경 화면이 특징이었다. 삼성전자는 이후 몽블랑,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해 삼성 휴대폰 전용 스마트폰 케이스를 선보이기도 했다.정보기술(IT) 기업과 명품 패션 기업의 협업은 ‘윈윈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패션 기업은 전통적인 자사 브랜드에 최신 기술을 입혀 ‘첨단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IT 기업으로서도 나쁠 것이 없다. 톰브라운 에디션이 품절 사태를 빚은 것처럼 신제품을 출시할 때 화제를 끌 수 있다. 명품 소비층의 연령대가 IT에 관심이 많은 20~30대로 낮아진 것도 두 업계가 협업하는 이유 중 하나다.LG전자도 2007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 협업해 ‘프라다폰’을 출시했다. 배터리 커버에 프라다 특유의 천연가죽 무늬와 색상을 적용했다. 출고가가 최고 180만원으로 비싼 편이었지만 출시한 지 1년6개월 만에 세계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애플은 패션 브랜드의 전통적 영역인 시계에 명품 디자인을 입혔다. 2015년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손잡고 스마트 시계 ‘애플워치 에르메스 에디션’을 출시했다. 애플워치의 디자인과 기능은 유지하고 에르메스의 로고가 각인된 가죽 스트랩을 제공한 제품이다. 최고가가 200만원에 달했지만 출시 당시 국내에서 품귀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았다. 애플은 지난해 10월에도 ‘애플워치5 에르메스 블랙 에디션’을 선보이는 등 에르메스와의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LG전자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협력사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상생협력을 강화한다.LG전자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협력사 '유양디앤듀'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상생방안을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진홍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이시용 LG전자 구매경영센터장을 비롯해 LG전자 주요 협력사 대표들이 참석했다.이 자리에서 LG전자는 코로나19가 협력사의 원재료 수급과 조업에 미치는 영향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또 마스크 공급, 항공 운송비 지원 등 협력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LG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에 있는 협력사들이 국내로 돌아오거나 국내 생산을 확대할 경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 무이자 자금, 구매물량보장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자금 운영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의 경우 우선적으로 무이자 또는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끔 했다.LG전자는 이달내 지난해 400억원 규모였던 무이자 자금을 올해 550억원으로 확대해 협력사가 설비 투자, 부품 개발 등을 차질없이 이어가게끔 돕겠다는 입장.또 LG전자는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과 함께 저금리 대출을 위한 2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도 운영하고 있다.이시용 센터장은 "협력사가 안정된 경영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상생의 핵심"이라며 "협력사가 최고 수준 제조 역량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명품 패션 브랜드 톰 브라운을 입은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이 중고거래 시장에서 되팔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정판이란 점이 부각되며 최대 200만원까지 웃돈이 붙었다.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을 빚자 삼성전자는 갤럭시Z플립 톰 브라운 에디션 추가 판매 가능성을 내비쳤다. 자칫 과거 '삼성 아르마니폰', 'LG 프라다폰' 등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이들 휴대폰 역시 출시 당시 인기를 끌며 웃돈을 붙여 거래됐으나 이후 추가 물량이 나오자 1년여 만에 '공짜폰'으로 전락한 전례가 있어서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00년대 후반 글로벌 명품 업체들과 손잡고 잇따라 '명품폰'을 출시했었다.LG전자는 2007년 프라다와 공동 제작한 '프라다폰'을 국내에 출시했다. 세계 최초 전면 터치스크린 폰으로 출고가는 88만원으로 책정됐다. 그해 국내 업체 출시 휴대폰 중 최고가였다.프라다폰은 출시와 동시에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국내 출시 2개월 만에 20만대 넘게 팔렸다. 글로벌 출시 1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인기를 끌자 이 폰은 40만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기도 했다.2009년 출시한 프라다폰의 후속작 '프라다폰2'는 몸값이 더 뛰었다. 179만3000원이라는 고가에 출시됐지만 출시 한 달여 만에 5000대 이상 팔리며 인기를 재현했다. 특히 프라다폰2는 한정판으로 제작됐다는 소문이 나면서 50만원 넘는 웃돈이 붙었다. 같은해 삼성전자도 '조르지오 아르마니폰'을 출시하며 명품폰 전쟁에 가세했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디자인을 맡았고 삼성전자가 제품을 개발했다. 출고가 135만3000원, 전면 풀터치 스크린에 슬라이딩 숫자 키패드가 적용됐다. 휴대폰 전면부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로고를 넣었고 배경화면과 아이콘도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직접 디자인했다. 출시 당일 아르마니 청담점에 폰을 사기 위해 고객 100여명이 줄을 길게 늘어섰다. 당시 일반 피처폰 가격의 약 3배 수준이었다.하지만 명품폰은 출시 1년여 만에 공짜폰으로 전락했다. 홈쇼핑, 휴대전화 대리점 등에서는 2년 약정을 맺고 프라다폰과 아르마니폰을 공짜 가격에 풀었다. 애플 아이폰을 필두로 스마트폰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떨어내리는 가격을 방어하지 못했던 탓이다. 한정판이란 소문이 무색할 만큼 제품을 지속해 판매한 영향도 컸다.갤럭시Z플립 톰 브라운 에디션 또한 현재 국내 최대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서 297만원인 제품이 350만~4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50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도 여럿 올라왔다. 지난 21일 새벽 삼성닷컴에서 품절 대란이 일어난 직후엔 1000만원에 팔겠다는 글까지 게재됐다.그러자 삼성전자는 갤럭시Z플립 톰 브라운 에디션 추가 판매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200만원이 넘는 웃돈을 줘가며 살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자칫 LG 프라다폰이나 삼성 아르마니폰처럼 웃돈을 붙여 샀다가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낭패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업계는 추가 물량 판매로 한정판의 희소성이 옅어지거나,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향후 제품 가치가 출고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정판이라고 해서 전자제품 가격이 계속 오르는 건 아니다. 최신 제품이 새로 나오거나 톰 브라운 에디션이 인기를 끌면 새로운 브랜드와 합작한 또 다른 한정판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투자용으로 거액을 들여 사는 건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