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선수 출신으로 MLB 정식 코치까지 올라간 길킴
스프링캠프서 류현진과 구슬땀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엔 한국인 정식 코치가 있다.

키가 작아 눈에 잘 띄진 않지만, 항상 밝은 미소로 선수들을 아우르며 스프링캠프 훈련 분위기를 주도한다.

한국 출신 육성 담당 총괄 길 킴(38) 코치다.

대학과 스페인에서 아마추어 선수로 활동했던 길 킴 코치는 지난 시즌까지 토론토 구단 육성팀 프런트 직원으로 활동하다 이달 초 승진해 정식 코치로 임명됐다.

그는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진행 중인 토론토 스프링캠프에서 직접 선수들을 지도하며 새 시즌 준비에 힘을 싣고 있다.

15일(한국시간) 더니든 TD 볼파크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길 킴 코치는 "난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났지만, 인천 출신 아버지와 부산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인"이라며 "(같은 한국계인) 류현진이 우리 팀에 입단해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토 구단엔 다양한 출신의 선수와 코치들이 있는데, 이는 우리 구단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데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길 킴 코치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처음 만난 류현진과 한국어로 대화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어 실력이 좋지 않아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지만, 류현진이 자랑스럽다"며 "나 역시 한국계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길 킴 코치는 무명 선수 출신이다.

미국 테네시주 밴더빌트 대학과 스페인 클럽에서 야구 선수 생활을 하다 메이저리그를 밟지 못하고 은퇴했다.

선수 경력은 초라하지만, 그는 주변 선수들을 성실하게 가르치며 조금씩 능력을 인정받았다.

토론토 구단은 여러 출신 선수들을 아우르는 그의 성품과 성실성을 높게 평가해 육성 담당 총괄을 맡겼고, 지난 7일엔 정식 코치로 임명했다.

길 킴 코치는 정규시즌에도 더그아웃에 앉아 선수들을 지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