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을 뒤로하고 다시 리그 선두로 올라선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우승'을 목표로 끝까지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7연승을 달렸다.

또 승점을 59로 끌어올리며 우리카드(승점 58)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달 3일 이후 42일 만의 선두 탈환이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전 '남은 경기 전승'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려면 잠시도 숨을 고를 겨를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우리카드와의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초 국가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해 V리그가 중단됐을 때, 전열을 재정비해 10연승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달 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선두를 달렸다.

대한항공은 이런저런 부침을 겪었다.

세터 한선수가 지난해 11월 오른손 중지 골절로 자리를 비우다가 대표팀 소집 직전에 회복했다.

그동안은 백업 세터 유광우가 코트에 나서며 버팀목이 돼줬다.

올림픽 예선전에는 한선수를 비롯해 정지석, 곽승석, 김규민 등 대한항공 핵심 선수가 4명이나 국가대표로 참가했다.

이들은 V리그 복귀 후 지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정지석은 눈에 띄는 부진을 겪었다.

김규민은 3월 입대를 앞둔 상황이 됐다.

그러다가 정지석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KB손보를 상대로 트리플크라운(한 경기 서브·블로킹·백어택 3득점씩 이상)을 달성하는 등 예전의 좋았던 기량을 되찾았다.

올림픽 예선전의 정신적·체력적 후유증도 함께 날린 모습이다.

정규리그를 다 마치지 못하고 군에 들어가야 하는 김규민은 그 어느 때보다 코트에서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박 감독은 "올 시즌 이런저런 일이 많았다.

팀이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며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든 지는 것을 못 견딘다.

승부사 기질이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두를 탈환한 배경을 설명했다.

박 감독은 "1위로 올라온 것을 당연하다고는 이야기할 수는 없다.

고전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총력전을 하는 중이다.

1위로 올라왔다고 해서 집중력을 떨어트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 종반까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