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코로나19'에 아픈 CJ CGV, '기생충'이 살릴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하락했던 CJ CGV의 주가가 모처럼 활기를 보이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CGV도 영화 관객을 더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오전 10시30분 현재 CJ CGV는 전날보다 1400원(4.65%) 오른 3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간 CJ CGV가 신종 코로나 여파로 내리막길을 걸었던 만큼, 기생충으로 반전을 꾀할 지 주목을 받고 있다. 터키와 인도네시아에선 CGV 30개 안팎 극장에서 기생충 재상영에 들어갔다. 베트남에서도 80~100개 상영관에서 재상영에 돌입, 기생충은 베트남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올 들어 CJ CGV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15.9%나 빠졌다. 지난 20일 국내에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이후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최근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도 주가를 살려내진 못했다. CJ CGV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452억3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6% 증가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982억6300만원으로 10.6% 늘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지역의 고성장으로 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아직까지 증권가는 CJ CGV에 대해 불확실성이 높다며 우려하고 있다. 최근 대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내렸다.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는 투자의견도 홀드(보유)와 중립으로 낮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외출을 자제하면서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지역은 지난달 24일부터 모든 극장 영업을 중단했고 영업 허가 시점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도 코로나 공포로 일부는 휴점에 들어간 만큼,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CJ CGV 전체 매출에서 중국과 국내를 합친 매출액의 비중이 높은 만큼, 다른 국가의 성장세가 손실을 상쇄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와 중국의 매출액은 지난해 54%, 19%를 차지하고, 영업이익 비중은 56%, 15%에 달할 정도로 중요한 지역"이라며 "국내는 전염병 영향으로 최근 2구나 관객수가 67% 급감했고, 콘텐츠 약세 등으로 1분기 관객은 10% 이상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터키 TRS(총수익스와프) 관련 손실도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터키법인에서 발생한 평가손실은 누적 기준 3045억원이다. 계약 만기일은 2021년 4월4일로, 누적 평가손실 규모를 감안하면 앞으로 1년 간 손실 발생 가능성은 높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영업 상황이 외부환경 탓에 악화돼 단기 실적에 대한 부담이 크고, 만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TRS 관련 현금 보장액 지급 가능성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 여력도 제한적"이라며 "영화관 사업을 둘러싼 구조적 시장 변화와 단기 업황 악화 등을 감안, 투자의견을 홀드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3만4500원으로 낮춘다"고 분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