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의 내부자들 = 김정수 지음. 한국거래소에서 27년간 근무했고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아 증권법 이론과 실무에 두루 해박한 저자가 영화보다 극적인 미국의 내부자거래 스캔들의 역사를 파헤친다.
1930년대 미국 법조계에 커다란 논쟁을 일으킨 '아가시 판결'부터 21세기 최고의 내부자거래 사건으로 불리는 '코언과 SAC 사건'에 이르기까지 스캔들 한가운데 선 주인공들의 야망, 탐욕, 영광, 몰락, 회한과 법정에서 최고의 법률가들이 다투는 법리와 정의의 논쟁을 다룬다.
미국 최고의 대학을 졸업하고 최고의 직장, 최고의 클래스에 있던 이들이 왜, 어떻게 내부자거래를 시작했는지, 어떻게 연방정부에 꼬리가 잡혔는지가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부자거래 스캔들은 대형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증권시장 규모가 커졌을 뿐만 아니라 파생상품을 이용한 거래도 다양하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인 헤지펀드의 등장도 스캔들 대형화에 한몫했다.
고객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남기고 성공보수를 받아야 하는 헤지펀드는 다른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해야 한다는 절대적 명제를 안고 있는 데다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베팅하기 때문에 내부정보가 결정적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 다루는 '갤리언 스캔들'과 'SAC캐피털 스캔들'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갤리언 사건의 경우 거의 100명에 이르는 월가 전문가들이 유죄를 인정하고 처벌을 받을 정도로 주모자였던 라자라트남의 내부정보 네트워크는 방대했다.
이들을 잡기 위해 무려 7년이나 비밀을 유지하며 인내심을 갖고 추적한 연방 정부의 집요함도 특기할 만하다.
저자는 "외국인인 내가 한국에서 이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판결문에 모든 실명을 적시하고 재판의 모든 내용을 공개하는 미국 사법제도의 개방적 태도 덕분"이라면서 "판결문에 나오는 개인과 회사의 모든 이름을 익명으로 처리하고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우리 법원도 금융 관련 사건의 판결문에 실명을 공개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캐피털북스. 560쪽. 2만5천원.
▲ 먹고 기도하고 먹어라 = 마이클 부스 지음, 김현수 옮김.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내몰려 도망치듯 처자식을 데리고 인도로 떠난 영국 요리 저널리스트가 요리와 요가 사이를 오가며 겪은 좌충우돌 이야기다.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저자는 30대 후반에 이르러 아무리 노력해도 명성을 얻지 못하고 배는 나오고 음주량은 점점 늘어만 가고 시골로 옮긴 집에서 가까운 치즈 가게까지는 너무 멀고, 그래서 아내와 말다툼이 잦아지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인도에 가자는 말을 꺼낸 것은 과거에 이곳을 여행한 적이 있던 아내였고 저자는 인도에서 '식도락 여행기'를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덥석 받아들인다.
머튼 부라, 달 마크니, 시르말 난, 라지즈 무르사그 등 이국적인 이름의 온갖 인도 요리를 섭렵한 것까지는 당초 의도대로였지만 머릿속에만 있었던 교통지옥과 사람지옥, 냄새지옥은 그렇다 치더라도 하드코어 요가를 접하면서 이야기는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간다.
"포기하면 짐을 싸서 귀국해버리겠다"는 아내의 협박에 마지못해 택한 요가였지만 몇 주를 거듭하는 동안 몸이 점점 슬림해지고 정신은 상승하고 삶의 의욕을 되찾는 것은 물론 자신에게 '절제력'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글항아리. 448쪽. 1만7천원.
▲ 플레이스 메이커스 = 김정빈·어반트랜스포머 지음. 네덜란드 도시재생 현장 7곳을 찾아 새롭게 변모한 도시 면면과 그곳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 그 중심에서 적극적 역할을 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시재생 사업 결과 낙후한 거리가 활성화하거나 기존 기능을 다 한 채 방기된 장소들이 문화적 장소로 재탄생하거나 범죄와 매춘이 성행하던 낙후한 주거지역이 참여적 디자인을 통해 거듭난다.
기존 제도적 틀을 과감히 깨고 대안적 재생 방법을 택한 사례들은 '자유와 관용의 나라'인 네덜란드에서조차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도 다양한 힘들이 모여 결국 좋은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도시를 만드는 방법도 혁신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점은 우리도 주목할 만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토요일인 27일 아침까지 북서쪽에서 남하한 찬 공기의 영향으로 중부내륙과 전북동부, 경북권내륙을 중심으로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겠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바람도 약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춥겠다. 기온은 낮부터 차차 오르며 낮 최고기온은 0∼8도로 예상된다. 일요일인 28일과 월요일인 29일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다.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도∼2도, 낮 최고기온은 2∼12도가 되겠다. 29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3도∼7도, 낮 최고기온은 4∼14도로 예상됐다. 27일 오전부터 오후 사이 서울·인천·경기남부와 일부 경기북부, 강원남부내륙, 충청권에 눈이 조금 내려 쌓이는 곳이 있겠고, 강원남부내륙과 충청권은 밤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늦은 밤 전북북부에는 비 또는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적설량은 인천·경기남부 1㎝ 안팎, 서울·경기북부 1㎝ 미만, 강원남부내륙 1㎝ 안팎, 대전·세종·충남·충북 1㎝ 안팎, 전북북동내륙 1㎝ 안팎 등이다. 28일 오후부터 수도권과 강원 중·북부내륙·산지, 충남북부서해안에 비 또는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 29일 새벽부터 그 밖의 충청권과 강원남부내륙·산지, 전북, 경북서부·북동내륙·븍동산지에 비 또는 눈이 확대됐다가 낮에 대부분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밤사이 기온이 낮아 내린 비나 눈이 얼어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교통안전과 보행자 안전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종양을 제거하려면 신경을 끊어야 합니다. 손과 다리, 둘 중 하나만 살릴 수 있습니다. 보호자께서 선택을 내리셔야 합니다. 어디를 살려야 할까요.”수술실 문을 열고 나온 의사는 병원 복도에 앉아 있던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수술대에 누워 있는 남편을 평생 휠체어에 앉아 살게 할 것인가, 아니면 평생 손을 쓰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 것인가. 잔혹한 선택을 강요받은 아내의 눈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래도 아내는 남편을 누구보다 잘 알았습니다. 그녀는 눈물을 닦고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손을 살려주세요. 그는 화가입니다. 손이 없다면 그는 단 하루도 살 수 없을 겁니다.”수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남편은 목숨을 건졌습니다. 하지만 그는 두 번 다시 제 발로 땅을 딛지 못하게 됐습니다. 낙담한 그는 말했습니다. “이제 이 좁은 방 안이 내 세상의 전부구나.”그런데 역설적으로, 그 좁은 방의 휠체어 위에서 남자의 작품은 이전보다 훨씬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극심한 통증과 가난에 굴복하지 않고 남자는 죽는 순간까지 캔버스에 화려하고 즐거운 세상을 그려냈습니다. 가장 러시아적인 풍경을 그린 화가이자, 불굴의 의지로 고통과 싸운 남자. 러시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중 한 명인 보리스 쿠스토디예프(1878~1927·보리스)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러시아의 천재 청년보리스는 러시아 남부의 항구 도시 아스트라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어린 시절은 풍족하지 않았습니다. 두 살 때 아버지가 서른일곱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기 때문입니다. 남겨진 가족에게 찾아온 건 지독한 가난. 스물여덟의 젊은 나이로 네 아이
"시영아 들어가 있어, 언니들이 해결할게."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모수'를 이끄는 안성재 셰프가 처음으로 민심의 역풍을 맞았다.안성재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두 자녀와 함께 요리하던 중 딸 시영 양으로부터 디저트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를 만들어 먹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다.두쫀쿠는 인플루언서들의 먹방에서 선보여지며 최근 SNS에서 가장 핫한 디저트 중 하나다.안성재 셰프의 두쫀쿠 레시피가 궁금해서 24일 공개된 안성재 유튜브 채널 영상을 보던 이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두쫀쿠를 가장한 계란말이, 이른바 '두란말이'가 완성되며 시영 양을 실망케 한 것.시영 양은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녹인 마시멜로로 카다이프를 싸야 한다며 아빠의 방식에 의구심을 표했다. 마시멜로와 카다이프를 몽땅 섞어버리자 눈이 휘둥그레진 것. 안성재는 "맛있을거야"라며 자신만만해 했지만 시영 양이 기대했던 두쫀쿠가 아닌 전혀 다른 쿠키가 태어났다.아빠의 마음으로 단 걸 좋아하는 딸의 건강을 생각해 카다이프를 듬뿍 넣고 건강식으로 만들다 보니 강정 모양의 오독오독한 식감의 영양바가 된 것. 안성재가 완성품을 보며 "차와 먹으면 좋을 거다"라고 설명하자 그의 아내는 "커피와 먹으면 맛있겠다"며 화답했다.우리가 익히 알던 두쫀쿠 ASMR에서는 쭈아압~하며 늘어난 후 오독오독 소리가 났다면 안성재식 두쫀쿠에서는 '똑똑' 부서지는 식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두바이 쫀득 쿠키는 최근 SNS를 중심으로 유행한 디저트로, 이국적인 콘셉트와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개당 1만원이 훌쩍 넘는 제품도 있어 일각에서는 "국밥 한 그릇보다 비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