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중재재판소(CAS), 여자 50㎞ 경보 도쿄올림픽 종목 채택 주장 기각
올림픽에서도 '금녀(禁女)의 벽'을 넘어서려던 여자 경보 선수의 꿈이 무산됐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5일(한국시간) 아이네스 엔리케스(포르투갈) 등 여자 경보 8명이 제기한 '여자 50㎞ 경보도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을 기각했다.

AP통신은 "CAS가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선수가 결정하는 건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엔리케스 등은 올림픽에서 50㎞ 경보에 남자 종목만 정식 종목으로 둔 걸 '성차별'이라고 봤지만, CAS의 생각은 달랐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경보 50㎞에서도 금녀의 벽이 허물어졌다.

2017년 런던 대회부터 여자 50㎞ 경보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세계육상연맹은 2016년 5월까지는 여자 50㎞ 경보의 기록을 공인하지 않았다.

금녀의 벽을 허문 건, 미국의 여자 경보 선수 에린 타일러-탈콧의 끈질긴 투쟁 덕이었다.

타일러-탈콧은 2011년부터 "여자 선수의 50㎞ 경보 출전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미국올림픽위원회(USOC)가 이를 거부했다.

타일러-스콧은 포기하지 않고 법정 싸움까지 벌였다.

결국, 2016년 4월 세계육상연맹 규칙 심사위원회는 "2016년 5월부터 여자 선수의 50㎞ 경보 기록을 공인한다"고 발표했다.

연맹은 더 나아가 여자 50㎞ 경보는 런던 세계선수권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역사적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50㎞ 경보 첫 우승자는 엔리케스였다.

엔리케스는 올림픽에서도 경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자 이번 소송을 주도했다.

그러나 CAS는 '정식종목 채택' 문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행정가의 영역이라고 판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