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매수 신호 확인 후 시장 재진입"
전날 3% 이상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오후 1시31분 현재 0.79% 상승하고 있다. 감염증 우려 속에 세계 경제지표 개선 및 중국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 미국 기업들의 실적개선 등에 힘입어 반등 중이다. 전염병이 금융 시장에 일시적 충격을 줄 수 있으나 장기 추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믿음도 깔려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염병이 유행을 통과하면 시장은 곧 하락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 당시에도 주가지수는 하락 후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업종별 주가는 희비가 갈릴 것으로 봤다. 운송은 지역 간 통제에, 유통은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수요 급감에 한 달 정도 시장보다 안 좋은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인터넷과 통신은 외부 활동 제약에 따른 사용 증가, 의약품은 반사이익 기대감에 안정적인 궤적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이 진정되면 낙폭이 컸던 업종에 눈을 돌릴 때다.
◆ 중장기 가늠자 VIX 지수
중장기 시각에서 저가매수 시기의 가늠자는 VIX지수라는 분석이다. VIX지수가 최근 13주 저점 대비 50% 이상 급등하는 시점은 대부분 저가매수의 호기였다는 것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00년 이후 VIX 급등 시 코스피지수는 평균적으로 4주간 1.2%, 13주간 4.4%, 26주간 7.5%, 52주간 8.1% 상승했다"며 "VIX지수 18포인트선 상회 시점이 시장 재진입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때가 낙폭이 컸던 중국 관련 소비주와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 정보기술(IT)·자동차 수출 소비재군을 저가매수할 시점이라고 봤다. 위안·달러 환율에서도 신호를 찾을 수 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6.86위안까지 하락(위안화 강세)했던 위안·달러 환율을 우한 폐렴 사태로 반등했다. 위안화 역외환율은 7.0위안에 다가섰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달러 환율이 현 수준에서 안정될 경우, 우한 폐렴 사태 진정을 방증하는 신호로 인식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국면 속에서는 코스피가 고점 대비 5% 하락 수준인 2150에서 지지선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이익 개선 전망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의 상승 구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이익 동력의 비교 우위가 뚜렷한 반도체, IT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등 기존 주도주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