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다보스를 달군 美경제 파국 경고…"리스크 커졌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한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 총회, 다보스포럼이 24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세계 각국 정상들과 경제인들은 세계적으로 고착화된 저성장 기조와 여전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주목했고, 특히 기후변화대책에 관련한 연설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또 다른 의미로 시장의 이목이 집중시킨 것은 미국 경기의 과열과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월가 거물들의 입이었다.
2020 다보스를 달군 美경제 파국 경고…"리스크 커졌다"
▲ "트럼프가 과열시킨 美경제, 오래 갈 수 없어"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조지 소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부양책들이 미국 경제를 파국으로 내몰수 있다"고 지적했다.

2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소로스는 WEF 비공식 만찬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팀은 이미 활황에 접어든 경제를 과열시키려고 한다"며 "과열된 경기는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 역시 이번 포럼에서 "현재 미국 증시의 흐름은 1999년 강세장의 끝자락을 연상시킨다"며 "역사상 가장 말도 안되는 `미친 듯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조합에 빠져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0% 가량 상승하며 세계 증시를 이끌었던 미국 증시는 올해 들어서도 사상 최고치 경신을 거듭하고 있다.

역사적 상승세를 뒷받침 하는 것 중 하나는 전례 없는 경기부양이다.

2018년 말까지 금리를 인상하던 미 연준(Fed)은 지난해 3차례 인하로 돌아섰고, 자산 매입도 확대로 다시 방향을 바꿨다.

여기다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만큼, 올해도 1~2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참여자들의 공감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시에 실제 미 경제지표의 둔화를 주목하며, "주가는 실물 경기를 과대평가하고 있고 그 사이 경기 침체폭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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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큰 거품은 국가 부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다보스포럼에서 "현재 세계 금융시장의 `버블`은 바로 국가 부채"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며,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찾고 있지만,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금리라는 함정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금리를 비롯해 세계 중앙은행들이 그간 펼쳤던 통화완화적 경기부양책들의 부작용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어 "시장에 가장 큰 악재는 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로 각국의 통화완화적 경기부양책으로 금융위기 이전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 내외 수준이던 글로벌 부채는 지난해 상반기 중 240% 넘게 확대됐다.

저성장·저물가가 새로운 표준, 이른바 `뉴노멀`이 되면서 선진국에선 미국을 중심으로 정부 부채 증가세가 이어졌고, 신흥국에서는 글로벌 교역망 위축으로 기업들이 경기 악화 충격을 부채로 흡수하면서 기업 부채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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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부채 산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산처럼 쌓여가고 있는 글로벌 부채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세계 경제가 산사태와 같은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시점이 임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도한 부채로 세계 중앙은행들의 정책대응 여력이 줄어듦과 동시에 부작용은 늘어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전미경제학회(AEA) 2020 연차총회에서도 같은 내용이 지적됐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떨어지는 금리, 늘어나는 부채` 주제발표를 하며 글로벌 부채 위기 가능성을 경고했고, 토론에 함께 나선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역시 "다음 위기에 추가 대응할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기다 전세계 기업부채는 임계치(80%)를 초과한 93.7%(2019년 1분기)까지 치솟았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실기업에 대출해준 금융기관이 부실화되고 외국인 자본 유출이 심화되면 금융위기 및 외환위기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임계치를 넘어선 전 세계적인 기업부채는 기업 수익성 악화, 부채 상환 부담 가중, 디폴트 증가, 금융기관 부실화 등의 경로를 통해 금융리스크 발생을 야기할 `트리거`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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