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실종에 춥기로 소문난 춘천 공지천 결빙 아직
이상기후에 사라진 '거대 얼음판'…유유히 흐르는 강물
매년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었던 강원 춘천시 의암호 상류인 공지천이 올겨울에는 절기상 큰 추위가 온다는 대한(大寒)인 20일까지도 얼지 않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 춘천기상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현재까지 공지천에서는 아직 결빙이 관측되지 않았다.

결빙은 얼음으로 인해 수면이 완전히 덮여서 수면을 볼 수 없는 상태로 얼음 두께와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올겨울 들어 공지천은 전체가 얼어붙은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2000년대 들어 공지천 결빙이 가장 늦게 관측된 날은 2003년 겨울(2004년 1월 22일 관측)로 최근 30년 평균 결빙일(1월6일)보다 16일이나 늦었다.

결빙기간은 47일로 2000년대 평균(61일)에 한참 못 미쳤다.

반면 가장 빠른 결빙이 관측된 날은 2012년 겨울(12월 7일)로 평년보다 30일이나 일찍 관측됐다.

그해 겨울 공지천 결빙기간은 무려 87일로 가장 길었다.

이상기후에 사라진 '거대 얼음판'…유유히 흐르는 강물
춘천은 '춘베리아'(춘천과 시베리아의 합성어)라고 불릴 정도로 매년 강추위가 몰아치지만, 올겨울 춘천지역 한파일 수는 단 하루(2019년 12월 1일)에 불과했다.

매년 12월∼이듬해 1월까지 20일 안팎의 한파가 몰아쳤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추위가 '실종'된 상태다.

이 기간 평균기온은 영하 0.6도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따듯한 겨울이다.

춘천기상대가 과거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로 하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수일 이상 지속해야 공지천 결빙이 관측됐다.

만약 22일이 지나도 공지천 결빙이 관측되지 않으면 올해가 '가장 늦은 결빙 해'가 된다.

강원지방기상청은 21일은 평년보다 1∼3도 높고, 이날 오후부터 서풍이 유입되면서 22일 아침은 평년보다 5∼8도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예보대로라면 공지천은 얼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이상기후에 사라진 '거대 얼음판'…유유히 흐르는 강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