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골을 넣은 이동경(울산)의 '골 감각'만큼, 김학범 감독의 '교체 감각'도 빛났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19일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8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이동경의 극적인 프리킥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김학범호는 전반 16분 조규성의 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30분 야잔 압달라 알나이마트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한 이동경의 발끝이 승부를 갈랐다.

이동경이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파울을 유도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이동경은 그림 같은 왼발 감아 차기 슈팅으로 '극장골'을 만들어내며 김학범호에 4강행 티켓을 안겼다.

이동경은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여기에 오른쪽 윙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김 감독이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고 프리킥까지 좋은 이동경을 투입한 건 결국 결정적인 승부수가 됐다.

김 감독의 혜안은 중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미 한 차례 극장골을 불러온 바 있다.

중국전에서 김 감독은 국내파 선수 중 가장 확실한 공격 카드인 이동준(부산)을 아껴뒀다가 0-0으로 지지부진하던 후반 13분 그라운드에 투입했다.

빠르고 결정력이 좋은 이동준은 후반 48분 김진규의 전진 패스를 상대 진영으로 쇄도해 들어가면서 받은 뒤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김학범호에 이 대회 첫 승리를 안겼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추가시간에 넣은 2골 모두 김 감독이 교체 투입한 선수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이제 한국은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눈앞에 뒀다.

3~4위전에서 이겨 도쿄행 막차를 타는 방법도 있지만, 12일 열리는 호주와의 4강전에서 승리해 본선행을 조기에 확정 짓는 게 가장 확실하고 기분 좋은 방법이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지략가' 김 감독이 호주전에서 던질 '승리의 한 수'를 팬들은 벌써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