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위기의 레슬링…마지막 자존심 지켜내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절실한 목소리 "한쪽 눈과 금메달 바꿀 수 있다면 응할 것"
"세계선수권 부진, 약 됐다…도쿄서 보여드리겠다" 한국 레슬링은 '효자 종목'이라는 수식어를 뗀 지 오래다.
레슬링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가 한국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전성기를 누렸지만, 2000년대 들어 국제무대에서 점점 경쟁력을 잃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금메달 명맥을 이어간 한국 레슬링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노골드에 그치며 추락했다.
김현우(32·삼성생명)의 등장은 한국 레슬링의 한 줄기 빛이었다.
김현우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오른쪽 눈 주위가 시퍼렇게 멍드는 부상을 안고 남자 그레코로만형 62㎏급에서 레슬링 금맥을 다시 이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동메달을 획득해 노메달 참사를 막았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레슬링인들은 모두 김현우만 바라보고 있다.
한국 레슬링의 명맥을 짊어진 김현우는 엄청난 부담과 책임감을 안은 채 3회 연속 올림픽 메달 도전에 나선다.
13일 전남 함평문화체육센터에서 만난 김현우는 "절실하다"는 표현을 했다.
그는 "한국 레슬링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이라며 "이번 올림픽은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레슬링을 위해 뛴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눈 부상을 안고 우승한) 2012년 런던올림픽 때 한쪽 눈과 금메달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우는 모든 것을 걸고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지만, 전망은 밝은 편이 아니다.
그가 출전하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엔 올림픽 금메달 2개,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를 획득한 '최강자' 로만 블라소프(30·러시아)가 버티고 있다.
김현우는 리우 올림픽 16강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 시비 끝에 블라소프에게 패해 패자전으로 밀린 바 있다.
블라소프 외에도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뢰린츠 터마시(34·헝가리) 등 세계적인 선수가 차고 넘친다.
반대로 김현우는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16강에서 패해 내리막길을 걷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레슬링 대표팀은 김현우의 조기 탈락 속에 세계선수권대회 노메달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고, 이에 박장순 대표팀 감독이 사퇴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김현우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쿄올림픽 직행 티켓을 획득하지 못한 뒤 몇 개월간 매우 힘들었다.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박장순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분께 매우 죄송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선수권대회 충격은 김현우에게 약이 됐다.
그는 "경기 운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너무 의욕적으로 경기에 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도쿄올림픽에선 세계선수권대회의 실수를 발판 삼아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우는 "다른 선수들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해서 준비한다면 (금메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레슬링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레슬링의 마지막 자존심을 짊어진 김현우가 도쿄를 향해 다시 뛴다.
/연합뉴스
"세계선수권 부진, 약 됐다…도쿄서 보여드리겠다" 한국 레슬링은 '효자 종목'이라는 수식어를 뗀 지 오래다.
레슬링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가 한국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전성기를 누렸지만, 2000년대 들어 국제무대에서 점점 경쟁력을 잃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금메달 명맥을 이어간 한국 레슬링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노골드에 그치며 추락했다.
김현우(32·삼성생명)의 등장은 한국 레슬링의 한 줄기 빛이었다.
김현우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오른쪽 눈 주위가 시퍼렇게 멍드는 부상을 안고 남자 그레코로만형 62㎏급에서 레슬링 금맥을 다시 이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동메달을 획득해 노메달 참사를 막았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레슬링인들은 모두 김현우만 바라보고 있다.
한국 레슬링의 명맥을 짊어진 김현우는 엄청난 부담과 책임감을 안은 채 3회 연속 올림픽 메달 도전에 나선다.
13일 전남 함평문화체육센터에서 만난 김현우는 "절실하다"는 표현을 했다.
그는 "한국 레슬링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이라며 "이번 올림픽은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레슬링을 위해 뛴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눈 부상을 안고 우승한) 2012년 런던올림픽 때 한쪽 눈과 금메달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우는 모든 것을 걸고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지만, 전망은 밝은 편이 아니다.
그가 출전하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엔 올림픽 금메달 2개,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를 획득한 '최강자' 로만 블라소프(30·러시아)가 버티고 있다.
김현우는 리우 올림픽 16강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 시비 끝에 블라소프에게 패해 패자전으로 밀린 바 있다.
블라소프 외에도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뢰린츠 터마시(34·헝가리) 등 세계적인 선수가 차고 넘친다.
반대로 김현우는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16강에서 패해 내리막길을 걷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레슬링 대표팀은 김현우의 조기 탈락 속에 세계선수권대회 노메달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고, 이에 박장순 대표팀 감독이 사퇴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김현우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쿄올림픽 직행 티켓을 획득하지 못한 뒤 몇 개월간 매우 힘들었다.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박장순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분께 매우 죄송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선수권대회 충격은 김현우에게 약이 됐다.
그는 "경기 운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너무 의욕적으로 경기에 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도쿄올림픽에선 세계선수권대회의 실수를 발판 삼아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우는 "다른 선수들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해서 준비한다면 (금메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레슬링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레슬링의 마지막 자존심을 짊어진 김현우가 도쿄를 향해 다시 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