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 '언성 히어로' 송범근 "이란전은 시원한 승리로 보답"
"첫 경기를 어렵게 잘 마쳤으니 다음엔 더 시원한 골로 팬들에게 보답해야죠."
김학범호의 든든한 골키퍼 송범근(전북)이 이란과 12일 펼치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2차전을 앞두고 '속 시원한 승리'를 약속했다.

9일 태국 송클라의 틴술라논 스타디움. 이번 대회 조별리그 C조에서 가장 약체로 평가되는 중국을 상대로 1차전에 나선 태극전사들은 첫 경기에 대한 부담감에 몸이 경직돼 좀처럼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절호의 득점 기회들이 '정직한 슛'으로 무산되면서 태극전사들은 조급해졌고, 그럴수록 선수들의 움직임은 정교함이 떨어졌다.

동료가 평정심을 잃어갈수록 모든 부담은 골키퍼 송범근의 몫으로 돌아왔다.

중국의 역습 과정에서 수비수들이 잇달아 슛을 허용할 때마다 송범근은 'K리그1 챔피언' 전북 현대의 주전 골키퍼다운 선방으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송범근의 '철통 방어'에 후반 추가시간 이동준(부산)의 '극장골'이 이어지면서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1-0 진땀승을 거두고 귀중한 승점 3을 따낼 수 있었다.

중국전 승리의 포커스가 이동준에게 쏠렸지만 송범근은 '언성 히어로(unsung hero)'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송범근은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힘든 경기에도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그는 "중국이 어떤 전술로 나오든 한 골을 실점하면 상황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실점을 막으려고 나와 수비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래서 무실점으로 끝냈다"고 웃음을 지었다.

중국전 '언성 히어로' 송범근 "이란전은 시원한 승리로 보답"
23살의 어린 나이지만 송범근은 이미 A대표팀 경력뿐만 아니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AFC 챔피언스리그 등 굵직한 경험을 많이 했다.

송범근은 "대회를 치르다 보면 첫 경기가 가장 어렵다"라며 "AFC 챔피언스리그와 아시안게임도 뛰어봤는데 힘들 때 이겨내는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이 평정심을 잃고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있는데 더 냉정하도록 뒤에서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때는 막내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고참급이 됐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면서 솔선수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범근은 "이제 첫 경기가 끝났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가 이어진다"라며 "첫 경기를 어렵게 잘 마쳤으니까 다음엔 더 시원한 골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