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FA 계약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는 변화다.
롯데는 6일 "안치홍과 2년 최대 26억원(계약금 14억2천만원, 연봉총액 5억8천만원, 옵션총액 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2022년에는 2년 최대 31억원의 구단과 선수 상호 계약 연장 조항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치홍이 롯데에서 4년을 뛰면 최대 56억원을 받을 수 있다.
구단이 발표한 2년 최대 26억원과 추가 2년 최대 31억원을 더하면 57억원이 되지만, 실제 안치홍이 롯데에서 4년을 뛰며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56억원이다.
이 사이에서 사라진 1억원은 '바이아웃' 조건이다.
2년 최대 26억원에 '팀을 떠날 때 받는 1억원'이 포함돼 있다.
바이아웃이란 구단이 기한을 채우지 않고 선수를 내보낼 때 지급하는 금액이다.
롯데는 2021시즌이 끝난 뒤 안치홍과 작별하면 1억원을 줘야 한다.
바이아웃은 미국 메이저리그나 축구 종목에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계약 조건이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바이아웃' 금액을 책정하고 공개하는 건 안치홍과 롯데가 처음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과거에도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할 경우, 위로금을 지급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이렇게 계약서에 명시하고, 언론에 공개하는 건 새로운 모습"이라고 했다.
바이아웃보다 더 주목할 부분은 '상호 계약 연장'이다.
이는 KBO리그 FA 계약 형태를 바꿀 변화일 수도 있다.
안치홍과 롯데는 2021시즌 종료 뒤 연장과 계약 종료를 선택할 수 있다.
구단이 계약 연장을 원하면 안치홍이 최종 선택을 한다.
안치홍이 롯데에 남는다고 결정하면 2년간 최대 31억원을 받게 되고, 만약 계약 종료를 선택하면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KBO리그가 정한 'FA 재취득 기준'은 4년이다.
하지만 안치홍은 2년 뒤에 다시 자유로운 신분이 될 수 있다.
KBO가 FA 재취득 기준을 4년으로 정했기 때문에, 안치홍이 롯데를 떠난다면 '보류선수 명단 제외'의 방법을 택한다.
만약 안치홍의 가치가 2년 뒤 급격하게 상승하면, 안치홍은 KBO가 정한 FA 보상조건에도 구애받지 않고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그동안 KBO리그 구단은 일반적으로 대어급 FA 선수에게는 '4년 계약'을 제시했다.
'2+1년' 등 추가 1년을 제시받은 선수도 있었지만, 이 경우 대부분 구단이 선택권을 쥐었다.
'상호 계약 연장'이 아닌 '구단이 정한 수준의 성적을 내면 자동으로 계약을 연장하는 베스팅 옵션' 형태였다.
안치홍의 계약에는 '선수의 권리'가 강조됐다.
추후 KBO리그 FA 협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계약'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