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인과 간담회에서 언급 이후 합의추대론 부상, 논란 이어져
광주 민선 체육회장 선거에서 불거진 합의 추대 논란은 애초 이용섭 시장의 의중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5일 광주 지역 체육계에 따르면 이 시장은 체육회장 자격으로 지난해 10월 4일 서울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광주 선수단을 격려했다.

이 시장은 개회식에 이어 광주시체육회 관계자·체육인·선수단과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서 이 시장은 과열 경쟁으로 민선 체육회장 선거가 혼탁해질 것을 우려하며 합의 추대를 해달라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체육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들도 있었다.

이 시장의 발언이 나온 이후 시체육회와 지역 체육인들 사이에서는 합의 추대론이 급부상했다.

이어 일부 후보가 '합의 추대해주면 선거에 나오겠다'는 말을 꺼냈고, '시장이 일부 후보를 밀어준다'는 말이 급속하게 확산했다.

시체육회도 선거전이 본격화된 11월 고문단·부회장·종목별 단체회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단일 후보를 추대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출마를 타진하던 일부 후보들이 합의 추대는 단체장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대한체육회도 합의 추대가 선거 중립 위반 소지가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 시장도 논란이 일자 지난달 17일 "광주 체육을 발전시킬 유능한 분이 다수 뜻에 따라 선택되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확실히 중립을 지키겠다"고 선을 그었다.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이 시장이 선거 중립 요구에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말이 나온다.

결국 논란 끝에 합의 추대론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체육회장 선거는 김창준(75) 전 광주시체육회 고문단장과 전갑수(59) 전 광주시배구협회장의 2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 출마를 고려한 김영구(65) 세진종합건설 대표이사와 양진석(59) 전 광주시체육회 부회장은 최근 전갑수 전 협회장 지지를 결정했다.

광주시생활체육회 회장, 대한체육회 생활체육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생활 체육계를 주름잡는 김 전 고문단장과 이 시장의 역점 사업인 한전 배구단 유치를 이끈 전 전 회장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15일 선거를 앞두고 광주시와 시체육회는 공정 선거를 약속했지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불법 사전 선거운동이 판을 치고 정치인들이 대거 나서며 정치판으로 변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선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출마하는가 하면 다음 지방선거 초석을 위한 정치인들이 출사표를 던져 체육과 정치를 분리한다는 당초 선거의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

광주 체육계 관계자는 "체육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다는 취지였지만, 체육인의 참여는 배제되고 정치 선거로 변질했다"며 "결국 지자체장이 체육회 예산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진정한 취지를 살리기에는 어려워 보인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