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쌩쌩', 주요 교차로는 차량으로 뒤엉켜…관련 민원 50건
버스 기사·승객 "환영"…승용차 운전자 "너무 막혀" 불평
부산시·경찰 "신호 체계 변경 등 대책 마련하겠다"
[르포] 부산 심장 서면교차로 마비…BRT 2단계 개통 첫날(종합)
동래구 내성 교차로부터 서면 광무교까지 중앙대로 6.6㎞ 구간에 조성된 부산 중앙버스전용차로(BRT) 2단계 구간 개통 첫날인 30일 버스는 쌩쌩 달렸지만 일반 차로는 온종일 차량 정체로 몸살을 앓았다.

출근 시간 교대역에서 범내골역(광무교)까지 약 6㎞를 BRT 구간으로만 달리는 29번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평소 출근길 상습 정체 구간이었던 연산교차로, 부전시장 인근, 서면교차로를 막힘없이 달렸다.

부산시는 이번 BRT 2단계 구간으로 해운대에서 서면까지 17㎞ 버스 속도가 8∼18%까지 증가하고 정시성이 20∼30%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교대역∼범내골역 구간 버스 탑승 시간은 총 24분이었다.

BRT 개통 전 출근 시간 버스나 차량을 이용했을 때는 30분 이상 걸리던 구간이다.

이날 이 구간에서 승용차를 이용했을 때는 1시간 가까이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버스 기스와 승객들은 BRT 개통을 환영했다.

29번 버스 기사는 "BRT 개통 전에는 버스 정류장에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아 사고 위험도 항상 존재했었다"며 "BRT 개통으로 출근 시간에는 10분 이상 버스 운행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좀 더 안전하고 편하게 운전할 수 있고 승객 만족도도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승객 이모(53) 씨는 "평상시보다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다"며 "일반 차로가 막히는 것을 보니 앞으로 출근 시간에는 대중교통으로만 이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도로 위 승용차 운전자들은 여기저기서 불만을 표출했다.

실제 오후에는 승용차를 이용해 부산 중앙대로를 이동해보니 평소보다 2∼3배 시간이 더 소요됐다.

편도 3∼4개에서 2∼3개 차선으로 줄어든 중앙대로 일반 차로는 오후 늦게까지도 차량 정체로 몸살을 앓았다.

버스 앞 유리창 앞으로는 뻥 뚫린 BRT가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었지만 일반 차로 곳곳에서 울리는 경적이 승용차 운전자들의 답답한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이날 부산경찰청으로 총 50여건의 BRT 관련 교통 불편 신고가 접수됐다.

대부분 "교통량을 분석하고 BRT를 도입한 것이냐", "차가 막혀 못 살겠다" 등 교통 체증에 불만을 표시하는 목소리였다.

장모(34) 씨는 "BRT 공사부터 체감했지만, 부산처럼 우회도로가 많지 않은 곳에서 중앙대로 차로가 감소하다 보니 차가 너무 막힌다"며 "교통량과 버스 운송률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제도를 시행한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서면 교차로와 연산 교차로 일대는 변경된 좌회전 차선을 인지 못 한 차들이 뒤엉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부산 도로 심장인 서면·연산 교차로가 거의 마비되자 다른 도로도 덩달아 차량정체로 몸살을 앓았다.

일부 얌체 운전자들이 버스 차선으로 진입했고 곳곳에서 경적이 울렸다.

[르포] 부산 심장 서면교차로 마비…BRT 2단계 개통 첫날(종합)
BRT 기점인 광무교 인근(범내골)도 중앙버스전용차로 진입하려는 버스와 승용차들이 뒤엉켜 심각한 차량정체를 보였다.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은 BRT 개통으로 인해 일반 차량 정체 문제에 대해서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온종일 분주했다.

이날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은 오전 대책 회의를 갖고 개통 첫날 교통량을 분석하는 한편 일반 차로 차량 정체 해소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교통량을 예상해 신호주기를 계산했는데 개통 첫날 정확하게 계산이 안 됐던 것 같다"며 "일주일 정도 교통량을 분석하면 최적의 신호주기가 나오면 차량 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후부터 서면교차로를 중심으로 당장 신호주기를 일부 변경한다"며 "계속해서 모니터링 한 뒤 일반 차로 차량정체가 해결되지 않으면 버스 노선 변경 등 다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르포] 부산 심장 서면교차로 마비…BRT 2단계 개통 첫날(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