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누구도 멈출 수 없다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남자는 우울하면 안 되나요

▲ 누구도 멈출 수 없다 = 멜린다 게이츠 지음, 강혜정 옮김.
세계 최고 갑부 빌 게이츠의 아내라는 타이틀 못지않게 세계 최대의 자선재단 경영자로도 잘 알려진 저자가 자신의 인생과 더 나은 세상, 그리고 그것을 이루는 길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가 자선 사업에 헌신하게 되기까지 몇 차례 계기가 있었다.

첫 번째는 약혼 기념으로 빌 게이츠와 떠난 아프리카 여행에서 목격한 그곳 사람들의 비참한 현실이다.

두 번째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선진국이라면 간단한 병원치료로 끝날 설사로 인해 아직도 수백만 명이 죽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기사다.

저자는 "왜 그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을 만나 해결방안을 강구했다.

그 결과 2000년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탄생하게 된다.

재단 최고책임자로서 저자는 말라위, 니제르, 케냐, 인도 등 질병과 빈곤으로 고통받는 빈곤국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 그곳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살폈다.

이들 지역의 어린이 백신 사업에 투자한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사업이었지만 저자는 이에 못지않게 피임약이야말로 빈곤 종식과 여성 해방에 가장 긴요한 수단임을 알게 되고 피임약의 보급과 가족계획을 최우선 사업과제로 지정하게 된다.

여성들이 터울을 조절해 임신할 수 있게 되면 교육 수준을 높이고 돈을 벌고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되고 이는 아이들에게서 잠재력을 끌어내 다음 세대의 가난 탈출에도 도움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고 현장에서 상황을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전략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계속하면서 저자는 문제의 핵심에 다가설 때 부딪히는 그 장벽, 여성의 권한 강화를 가로막는 각종 제약이야말로 그동안 세계를 빈곤과 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던 원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부키. 392쪽. 1만8천원.

▲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 에스터 페렐 지음, 김하현 옮김.
심리치료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저자가 불륜이라는 렌즈를 통해 현대의 사랑을 들여다봤다.

지난 10년간 외도로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과 상담한 결과 저자는 불륜의 원인과 동기에 관해 두 가지 반복되는 주제를 발견한다.

하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고 또 하나는 새로운 정체성의 추구이다.

그런 면에서 "삶은 짧습니다.

바람을 피우세요"라는 애슐리매디슨닷컴의 악명 높은 슬로건은 사실 타깃을 정확히 설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바람피우는 사람이 가장 매료되는 타자는 새로운 애인이 아니라 새로운 자신이다"라는 말도 한다.

그러나 암 환자들이 병을 겪으며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고 해서 암에 걸릴 것을 추천하지 않듯, 외도 또한 추천할 일은 아니다.

저자의 목표는 외도에 관해 더욱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이런 대화가 관계를 더욱 진실하게 만들고 회복력을 키워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웅진지식하우스. 444쪽. 1만6천800원.

▲ 남자는 우울하면 안 되나요
심리학에서 우울증 연구는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나 영국 심리치료사가 임상 경험을 토대로 쓴 이 책은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는 남성 우울증의 특성과 진단, 그리고 이에 맞는 치료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 남자들의 성향이 우울증 진단 및 치료를 가장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우울증의 빈도는 여성들이 훨씬 더 높지만,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은 남성이 여성의 두 배에 이른다.

이 책의 전반부는 감정을 인지하고 표현하고 털어놓는 작업을 통해 감정의 주도권을 잡는 방법을 소개한다.

마음의 준비운동인 셈이다.

후반부는 마음관리법을 생활 전반에 적용해 습관으로 정착시키고 이를 발판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방법들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소개한다.

예컨대 특히 위험하거나 곤란한 상황을 앞두고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되는 호흡법, 근육 이완법 같은 것들이다.

저자는 신체 건강을 위해 하루에 다섯 가지 채소를 섭취하고 꾸준히 운동하듯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당당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생각의날개. 160쪽. 1만2천8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