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유일한 10대'…"손흥민 선수처럼, 한국의 대표주자 될래요"
쥐가 날 정도로 뛰어다닌 女축구 '막내' 추효주의 A매치 데뷔전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 부임과 함께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에는 '2000년대생 시대'가 열렸다.

프랑스 여자 월드컵, 10월 미국과의 친선경기까지는 강채림(현대제철) 등 1998년생이 가장 어린 선수였다.

이후 지휘봉을 잡은 벨 감독은 데뷔전인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앞두고 2000년생인 추효주와 2001년생인 조미진(울산현대고)을 훈련 명단에 포함해 점검에 나섰다.

이 중 추효주가 대회 엔트리까지 이름을 올렸다.

10일 중국과의 1차전 때 벤치에서 대기한 추효주는 15일 대만과의 2차전에 벨 감독이 선발 11명을 모두 교체하는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출전 기회를 잡았다.

A매치 데뷔를 선발로 하게 된 그는 측면 수비수로 배치됐으나 수시로 위로 올라가 공격수처럼 뛸 때가 잦았다.

측면 공격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발이 빠르고 수비도 소화할 수 있는 특성을 활용해 사실상 공격수 한 명을 더 두는 효과를 내려는 벨 감독의 포석이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받은 그는 수비와 공격 위치를 바삐 오가며 그라운드 곳곳을 누볐다.

처음 겪는 큰 무대인 데다 많이 뛰어다닌 탓인지 후반 20분 상대 선수와 경합하다 넘어질 때 다리 근육 경련이 일어나고 말았다.

결국 더 뛰지 못한 채 교체돼 나가면서 추효주의 A매치 데뷔전은 예상보다 일찍 막을 내렸다.

약간의 아쉬움 섞인 첫 경기를 보낸 그는 "긴장도 했고, 원인을 모르겠는데 요즘 유독 쥐가 잘 나더라"며 웃어 보인 뒤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윙어가 아니더라도 어느 자리든 뛸 준비가 돼 있다"며 "다음 기회도 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0∼11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호주와의 3·4위전 '멀티 골' 등으로 활약하며 2020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탠 추효주는 당시 경험이 성인 대표팀에서도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오늘 나가보니 또래와 비교해 힘이 확실히 강하더라. 국제대회에서 호주 등 피지컬 좋은 선수들과 맞서며 배우고 자신감도 생겼던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이번 데뷔전의 경험도 그에게 약이 될 것이다.

추효주는 "꿈에 그려왔던 것을 이뤄서 기쁘고, 이를 계기로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나아가 그는 "손흥민 선수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

포지션도 같아서 플레이를 닮고 싶고, 인성도 훌륭하신 것 같다"면서 "손흥민 선수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