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한 정책토론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국회의원, 정부 관계자, 가맹점 단체, 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토론회의 목적은 ‘미투 브랜드 난립 방지’였다.

미투 브랜드란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 혹은 경쟁사를 모방해 만든 유사 상표를 뜻한다. 역량없는 가맹본부들로 인해 프랜차이즈 산업 신뢰도가 추락하는 문제를 예방하자는 취지로 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댄 것이었다.

국회에서 토론회까지 열 정도로 이 문제는 심각하다. 최근 수년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하나의 창업 아이템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가 수그러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스몰비어, 대만 카스테라, 생과일주스, 핫도그 등이다. 원조 또는 1등 브랜드를 카피한 브랜드들이 사업을 지속하지 못하고 사라지거나 정체에 빠지는 사례가 허다하다. 최근에는 마라탕, 흑당 음료 등을 주제로 우후죽순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다.

2~3년 정도 만에 브랜드가 고꾸라지면 막대한 창업비용을 부담한 생계형 자영업자의 삶은 그대로 파탄에 빠진다. 프랜차이즈 이미지가 추락하면 결국 가맹본부에도 창업 위축에 따른 위기가 온다.

수명이 짧은 브랜드가 마구잡이로 늘어나는 원인은 미비한 법 제도 때문이다. 가맹사업법상 가맹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은 별도로 없다. 해외에서는 점포 운영 실적, 재정 상황 등에 대한 심사 통과 등 다양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한국은 가맹사업 허가 시 이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상공회의소, 협회가 지난해 시행한 ‘2018 프랜차이즈 실태조사’에 따르면 직영점이 아예 없는 외식 브랜드가 전체 4567개 중 60%인 27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영점을 보유한 가맹본부의 45.9%는 직영점 개설과 동시에 가맹점도 모집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된 방안은 ‘1+1 제도’다. 하나의 브랜드가 직영점 한 곳을 최소 1년 이상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야 가맹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협회는 이 같은 장치가 프랜차이즈의 기본정신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가 성공한 노하우를 가맹점에 전수하는 대신 그 대가를 얻는 사업모델이다.

다만 1+1 제도는 시장에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인 만큼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제도를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세한 규모 탓에 가족 경영이 일반화된 프랜차이즈 업계 특성을 감안해 특수관계인이 운영한 가맹점은 직영점 실적으로 인정해주는 식의 특수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다.

장기간 사업해 온 가맹본부는 기본적인 역량을 갖춘 것으로 보고 신규 브랜드를 개발할 때 예외로 간주해 가맹사업자 모집을 허가해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