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기록은 1천300여 장에 달한다.
계엄 문건 작성 지시 시작부터 외부 노출을 우려해 다른 이름의 TF팀을 꾸리고 해체한 상황까지 자세히 담겼다.
위수령과 국회해산권의 위헌 요소를 인지하고도 계엄령을 검토하게 된 경위를 토로한 내용의 진술도 있다.
제작진은 실제 업무에 사용한 수첩, 계엄 문건 생산 공문, USB에서 복원한 계엄 문건 리스트 등 압수물 스캔본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군·검합동수사단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이 조현천 당시 기무사령관에게 계엄 문건 작성을 지시한 시기는 2017년 2월 17일. 하지만 진술 기록은 그보다 일주일 전인 2월 10일 이미 계엄령 문건 작성이 시작됐다고 이야기한다.
A씨 진술에 따르면 당시 계엄 관련 검토를 한다는 사실이 외부에 유출되거나 기록으로 남는 것을 경계해 수기로 문건을 작성하라는 명령을 사령관으로부터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소강원 처장님이 2017년 2월 10일경 제게 '사령관님이 계엄절차에 대해서 궁금해하니 자필로 사령관님께 계엄 절차에 관한 간략한 보고를 해드리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제작진이 확보한 조현천 기무사령관 관용차량 운행기록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조 전 기무사령관은 청와대를 유난히 자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작진은 특히 대규모 광화문 촛불집회가 열리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조 전 기무사령관이 청와대를 방문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전 기무사령관이 청와대에서 두 시간가량 머문 날은 2017년 2월 10일로,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했다고 밝혔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부터 야심 차게 시작된 기무사 계엄 문건 합동 수사는 4개월도 채 되지 않아 중단됐다.
계엄 문건 작성의 핵심 인물인 조 전 기무사령관의 미국 도피 때문이었다.
제작진은 "그의 행방을 취재하던 중 조 전 기무사령관의 미국 도피를 도왔을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그는 진술 기록 속 계엄 문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여러 차례 등장하는 인물이었다"며 해당 인물도 단독 취재했다고 예고했다.
내일 밤 10시 방송.
/연합뉴스